-지지율 정체·입장 번복 누적…안호영 하차로 표심 이동 변수 급부상
안호영 의원이 지난 3월 16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정책으로 검증받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후 중도 하차로 이어지면서, 당시 강조했던 정책 경쟁 기조와의 괴리가 부각되며 정치적 일관성과 책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경선 구도가 사실상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이 중도 하차 수순에 들어가면서, 경선은 현직 김관영 지사와 이원택 의원 간 2파전으로 압축되는 흐름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직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며 도지사 경선 불참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경선 참여를 위해 위원장직 사의를 밝혔던 기존 입장과는 상반된 선택으로, 정치적 일관성 논란까지 불러오는 대목이다. 안 의원은 4월 1일 전북도의회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이탈은 단순한 전략 수정이라기보다, 누적된 정치적 부담의 결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줄곧 3위권에 머물며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정책 행보 역시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삼성전자 전북 이전 구상, ‘아이 미래 기본펀드’, KAIST 남원 AI 공공의료 캠퍼스 유치 등 굵직한 공약을 제시했지만, 지지율은 이른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전주·완주 통합’ 이슈에서의 입장 변화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반대에서 찬성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과 주민 반발이 동시에 분출됐고, 완주군의회 다수 의원이 공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는 양상이 뚜렷해졌다.
결국 정책 경쟁을 통한 반전보다 현실적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하며 ‘완주’ 대신 ‘이탈’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을 끝까지 끌고 갈 동력보다 정치적 부담이 더 컸던 상황”이라며 “결단의 무게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 지지율 정체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안 의원 측 역시 “지지율 정체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특정 후보와의 정책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전북지사 경선은 현직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김관영 도지사와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됐고, 안 의원 지지층의 향배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책 연대는 물론 사실상의 ‘지지층 흡수’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표심 이동에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같은 날 지역구인 완주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완주군수 후보 합동연설회 현장에서도, 안 의원의 중도 하차를 둘러싼 반응이 즉각적으로 표출됐다.
본지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지역 정치권과 주민 반응은 전반적으로 냉담한 기류가 우세했다. 한 기초의원은 “각자 선거를 치르는 입장에서 결국 주민 판단이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거리두기에 나섰다.
완주 주민 김모(57) 씨는 “통합 문제에서 입장을 바꾼 데 이어 출마까지 접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정치 행보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의 이탈은 단순한 후보 사퇴를 넘어, 지역 유권자 입장에서는 ‘책임 회피’로 읽힐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마 선언과 철회, 핵심 현안에 대한 입장 변경까지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정치적 판단이라기보다 일관성 없는 행보로 비쳐졌다는 평가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이번 경선은 정책 경쟁 이전에 ‘정치적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낸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공약의 크기보다,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와 일관된 입장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안 의원 지지층의 이동 역시 단순한 표 분산이 아니라 ‘실망 표심’의 이동이라는 점에서, 특정 후보로의 결집보다 투표 의지 자체를 약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중도 하차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유권자 신뢰를 스스로 약화시킨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북지사 선거는 이제 양강 구도로 재편됐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적 신뢰의 균열은 향후 표심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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