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이주의 테마
전 세계 대형 상장사 네 곳 중 한 곳은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가족 기업’이며, 특히 한국의 오너 경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 78%는 10년 내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으나, 절반가량은 승계 계획을 갖추지 못해 글로벌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주요국 비금융 상장사 약 1600곳을 분석한 결과, 가족 기업은 357곳으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오너 일가가 지분이나 의결권을 최소 20% 이상 보유하고, 한 차례 이상 승계가 이뤄진 기업을 가족 기업으로 봤다.
국가별로는 미국(6%)과 일본(4%)의 가족 기업 비율이 낮았고, 유럽은 14%였다. 반면 한국은 대형 상장사의 73%(125곳)가 가족 기업으로 조사 대상국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이 빠짐없이 포함됐다. 인도(51%)와 동남아(46%) 등 신흥국도 가족 기업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장기 투자에 강점이 있지만, 혈통 중심 승계는 리스크로 꼽힌다. 여기에 자녀 수 감소와 2·3세의 경영 기피 현상까지 겹치며 승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가 가족기업 경영진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8%가 10년 내 CEO 교체를 예상했지만, 승계 계획을 갖춘 곳은 57%에 그쳤다. 웬디 다이아몬드 딜로이트 파트너는 “기업들이 승계 계획을 일종의 ‘보험’으로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 “경영자가 스스로를 조직의 임시 관리자로 보고, 다음 세대에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겠다는 ‘청지기 정신’을 가질 때 승계가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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