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면 추천 넘어 결제까지..네이버·아마존·월마트까지 '에이전틱 커머스' 경쟁
가전, 고관여 시장 특성에 최적… 추천 알고리즘이 곧 경쟁력, 유통·제조 경계 붕괴
롯데하이마트가 AI 쇼핑 에이전트 도입을 시작으로 이커머스 플랫폼 고도화를 본격화한다. 이번 개편은 고객이 상품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간과 불편을 줄이고, 보다 직관적인 방식으로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쇼핑 환경을 개선했다./2026.4.2.롯데하이마트
이커머스 시장이 AI(인공지능) 단순 추천을 넘어 AI가 사용자 대신 의사결정과 결제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단계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무엇을 살까"가 아니라 "AI에게 무엇을 시킬까"를 고민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쇼핑 에이전트의 최전선인 가전 업계도 에이전틱 커머스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롯데하이마트는 2일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HAVI)’를 도입하고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비’는 키워드 검색 대신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비교, 결제까지 연결하는 AI 쇼핑 서비스다. 고객이 조건을 나눠 입력하지 않아도 질문의 맥락을 이해해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면 하단 내비게이션 바에 상시 배치돼 어떤 페이지에서도 즉시 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별도의 검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상담형 쇼핑으로 곧바로 전환된다.
특히 사용자가 여러 번 검색어를 수정하거나 필터를 반복 적용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질문 의도를 분석해 가격대·용량·설치 환경·사용 목적 등 핵심 조건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선별한다.
추천 결과에는 단순 리스트를 넘어 ‘왜 이 제품이 적합한지’에 대한 설명까지 함께 제공해 구매 판단을 돕는다.
예를 들어 “신혼집에 맞는 냉장고를 추천해 달라”고 입력하면 가구 구성과 공간, 예산 등을 반영한 맞춤형 결과를 제시하고, 이후 “더 저렴한 제품” “용량이 큰 제품”과 같은 추가 요청도 맥락을 유지한 채 반영한다.
추천된 상품은 장바구니와 결제 단계로 바로 이어지며, 필요 시 오프라인 매장 상담 예약이나 화상 상담으로 연계되는 구조다.
롯데하이마트는 향후 ‘하비’를 단순 추천 도구를 넘어 가전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고객의 구매 이력과 사용 환경을 분석해 교체 시점, 연장보증, 클리닝 서비스까지 제안하는 ‘초개인화 가전 케어’로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박경석 롯데하이마트 IT·AI부문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는 고객이 보다 쉽고 빠르게 가전을 찾고 선택할 수 있도록 상담 역량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고도화를 추진, 향후 초개인화 상품 추천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전 전문 이커머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은 가격이 높고 사용 기간이 길어 구매 결정 과정이 복잡한 대표적인 고관여 상품으로 AI 쇼핑 에이전트 확산의 최전선으로 꼽힌다. 스펙 비교를 넘어 설치 환경, 용도, 사후 관리까지 고려해야 해 기존 검색 기반 쇼핑으로는 한계가 컸다.
롯데하이마트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단순 상품 추천을 넘어 구매 이후 배송·설치·관리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AI 상담으로 통합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간 100만건 이상 축적되는 수리·클리닝 데이터를 활용해 하반기에는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글로벌 유통사들의 AI 쇼핑 에이전트 경쟁도 치열하다. 아마존은 대화형 쇼핑 비서 ‘루퍼스(Rufus)’를 통해 수십억 개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추천을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 역시 ‘스파키(Sparky)’를 통해 쇼핑 전 과정을 지원하며 AI 기반 커머스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며 리뷰 분석과 상품 비교 기능을 강화했다. 신세계도 AI 기업과 협력해 초개인화 쇼핑 에이전트 도입을 추진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쇼핑 경로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AI가 링크를 추천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세제 떨어졌어”라는 한마디로 AI가 구매 이력과 가격을 비교해 직접 주문을 완료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상품 탐색, 가격 비교, 리뷰 검증을 각각 담당하는 ‘멀티 에이전트’ 구조까지 결합되며 인간보다 더 정교한 의사결정 체계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가전 제조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플랫폼, 유통, 제조 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반 추천과 사용자 데이터 분석을 강화하며 제품 판매를 넘어 ‘사용 경험 관리’ 를 강화하고 있다.
과제도 뚜렷하다. AI가 구매 결정을 대신하는 구조에서는 잘못된 주문이나 추천 편향에 대한 책임 문제는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환불 체계, 알고리즘 투명성, 특정 브랜드 편향 여부 등 ‘AI 커머스 신뢰’ 확보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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