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네팔 비두르 트리슐리 군사기지 앞에서 가족들을 찾는 시민들이 헬기 이착륙을 지켜보고 있다. 비두르-연합뉴스
네팔 대홍수로 한국인 9명이 연락 두절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운용하는 헬기 2대가 29일 사고 현장 수색에 본격 투입됐다. 네팔 당국이 2차 홍수 우려 등을 이유로 외국 헬기의 현장 접근을 제한해왔지만 기상 상황이 다소 호전되면서 수색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외교부와 소방청 인력 9명을 현지에 추가 파견하는 등 실종자 수색·구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부 합동신속대응팀 소속 소방청 인원 4명이 탑승한 헬기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45분께 사고 현장을 향해 출발했다. 이어 낮 12시38분에는 소방청·경찰청·외교부 소속 인원 4명을 태운 두 번째 헬기도 이륙했다.
사고 현장은 육로 접근이 사실상 불가능해 헬기를 이용한 수색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네팔 당국이 추가 홍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외국인의 헬기 운항을 제한하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부 대응팀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과 함께 카트만두에서 헬기 6대를 확보했지만 전날에는 남동발전 측 헬기 1대만 수색에 투입할 수 있었다.
현지 기상 여건이 다소 나아지면서 헬기 투입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정부가 임차한 헬기 2대에 이어 두산에너빌리티 측 헬기 1대도 네팔 당국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대응팀을 이끄는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는 전날 네팔 외교부 관계자 등 현지 주요 인사들을 만나 헬기 운항을 비롯한 한국인 수색·구조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네팔한국대사관도 네팔 당국에 한국인 피해 지역의 좌표 등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요청해왔다.
다만 현지 기상과 네팔 당국의 수색·구조 방침에 따라 헬기 운항이 다시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네팔 당국이 현장 접근을 통제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수색·구조 작업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 대홍수 나흘째인 29일 오전(현지시간) 수해를 입은 네팔 중북부 비두르 시내에서 당국이 중장비를 이용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비두르=뉴스1
정부는 현장 수색 인력도 보강했다. 외교부 1명과 소방청 8명으로 구성된 합동신속대응팀 추가 인원 9명이 이날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했다. 이들은 오후 5시께 카트만두에 도착해 기존 대응팀과 함께 실종자 수색·구조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7일 임 대표를 포함한 11명 규모의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추가 인력이 합류하면 대응팀은 총 20명으로 늘어난다.
해외긴급구호대 투입 준비도 마친 상태다. 정부는 네팔 측에 긴급구호대 지원 의사를 전달하고 수락하는 즉시 수송기를 통해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다만 네팔 정부는 현지 여건과 지휘·통제의 효율성을 고려해 자국 군경을 중심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경우 별도로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내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했다.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9명 가운데 4명의 가족은 네팔에, 5명의 가족은 국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과 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덮친 대규모 홍수로 28일 현지시간 기준 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584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도 2500명에 육박했다. 한국인 9명은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때 고립됐던 다른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현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이다.
네팔 당국은 침수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터널 내부에 100명이 넘는 인원이 갇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9명이 해당 발전소에서 근무했던 만큼 터널 내부에 한국인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는 관련 상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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