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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軍, DMZ 폭발 ‘北 매설 지뢰’ 결론…“사과하고 지뢰 즉시 제거하라”

합동참모본부가 5일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난달 21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사고 발생 2주 만이다.

권대원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육군 25사단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상황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합동참모본부가 5일 경기 파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난달 21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사고 발생 2주 만이다. 군은 이날 상응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지대를 제거하는 작전을 벌였고, 관련 사진과 영상도 공개했다.

DMZ 지뢰 폭발 사건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장을 맡은 권대원 합참 차장(육군 중장)은 이날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유엔군사령부 공동조사 결과와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 북한이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빌미로 MDL 이남에 설치한 수지반보병지뢰에 의해 정상적인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상황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번 결론은 합참과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지난달 27~29일 실시한 공동 현장조사와 지난 2일 접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종합해 내려졌다. 권 차장은 “9월 29일 최종 조사 과정에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를 추가 발견했고, 인근에서 1ㆍ2차 폭발 지점도 확인했다”며 “유엔사와 합동정보조사팀이 GPS를 이용해 3개 지점이 MDL 이남 10여m로 확인돼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뢰 종류와 매설 주체도 국과수 감정을 통해 확인했다. 합참에 따르면 두 차례 성분검사에서 TNT(트리니트로톨루엔) 성분과 갈색 이물질, 열경화성 수지 성분 등이 검출됐다. 부상 장병의 몸에서 나온 파편과 과거 임진강에서 수거한 북한군 수지반보병지뢰를 비교 감정한 결과 같은 종류라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군은 지뢰가 자연적으로 유실된 것이 아니라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장병들이 목격한 지뢰가 지면 아래 5~10㎝가량 묻혀 있었고, 현장조사에서 추가 발견한 북한군 지뢰 역시 3㎝ 깊이로 매설돼 있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고 관련 최종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관련 자료 화면. 김경록 기자

권 차장은 “유엔사도 해당 지뢰가 인위적으로 위치한 것이며 설치 시기는 12개월 이전으로 평가했다”며 “발견 지뢰와 폭발된 지뢰 화구의 간격 등을 고려할 때 유실 지뢰가 아닌 매설된 전형적인 북한군 지뢰지대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뢰의 출처뿐 아니라 매설 위치와 방식까지 규명해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군은 이날 낮 12시51분쯤 사고 지역 일대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를 제거하는 작전에 나섰다. 북한군의 지뢰 매설이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유엔사의 판단 등에 따른 조치로, 작전 준비와 시행 과정에서도 유엔사와 긴밀히 협의했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유엔사를 통해 북한에 통지했다”며 “작전 중 북한군이 폭발 지점을 관측하는 모습은 식별됐지만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군이 공개한 영상의 폭발 반경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작전에는 휴대용 지뢰지대 개척장비인 포민스(POMINS)-Ⅱ 등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은 북한이 MDL 이남에 설치한 지뢰를 스스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제거 작전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권 차장은 북한을 향해 “부상당한 우리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정전협정을 위반해 설치한 지뢰들을 즉시 제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고 관련 최종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공개된 북한 지뢰지대 폭파 장면. 김경록 기자

앞서 군 당국은 지난달 28일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정될 경우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상응하는 조치라고 하면 비례적 대응으로 들릴 수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겠다는 것”이라며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북한이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연설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일관되게 이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당시 북측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계기가 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같은 고강도 군사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선 대북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겨냥한 독자제재 방안이 대응 카드로 거론됐지만 참석자 간 격론이 벌어졌다.〈본지 2026년 10월 5일자 1면〉 이에 따라 정부가 북한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거나 이번 사건의 직접적 배경이 된 남북 간 MDL 기준선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을 제안하는 방안 등이 선택지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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