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의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자들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에 여야 정치권은 유세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일제히 사고 수습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6일 오후 2시 32분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장 관리소장과 감리단장 등 작업자 3명이 숨지고 서울시 및 자치구 관계자 등 3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지방선거의 최대 분수령인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은 비보를 접하자마자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현장을 찾아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았다. 오 후보는 “시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사고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사태가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서울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현장에 도착해 소방당국의 브리핑을 참관했다. 정 후보는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공사가 오 후보의 시장 재임 시절 시작된 점에 대한 ‘책임론’을 묻는 질문에는 “정확한 내용은 전문가들과 분석해야 하므로 지금 상황에서 예단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여야 지도부도 수도권 지원 유세를 중단하고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마포 유세 도중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여의도 당사로 복귀했으며 27일로 예정된 현장 유세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구조가 완료될 때까지 소리를 높이는 선거 유세와 율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역시 예정돼 있던 경북 안동 지원 유세를 즉각 취소하고 사고 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민주당 중앙선대위는 각 시·도당과 후보자 캠프에 ‘차분한 유세 기조 유지, 과도한 율동 및 로고송 자제, 정쟁성 표현 및 추측성 발언 엄금’ 등 긴급 지침을 내렸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신속한 구호 조치를 당부했다.
정치권은 일제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도 이번 참사가 정쟁으로 번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안타까운 사고마저 선거와 연결 지어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움직임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앞에서는 그 어떤 정쟁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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