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원오’·국민의힘 ‘오세훈’에 견제 집중
윗줄 왼쪽부터 정원오·박주민·전현희·김영배·김형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숙·이승현·이상규·박수민·김충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김동용 기자] 6·3지방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경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다자 구도 경선판을 짜놓은 반면, 국민의힘은 최근까지 출마를 거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3차 추가 공모를 통해 합류하면서 ‘6인 경선판’이 완성됐다.
민주당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김영배·박주민·박홍근·전현희 의원,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등 6명을 확정했다. 이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홍근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해 5파전으로 압축됐다.
민주당, 정원오 ‘강세’ 속 박주민·전현희 주목…후보연대 변수
이른바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으로 분류되는 정원오 전 구청장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조사(18세 이상 804명, ARS 여론조사, 응답률 5.6%,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 ±3.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다자 대결에서 국민의힘 유력 후보인 오세훈 시장을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가 좋은 데다, 이 대통령이 ‘일 잘하는 행정가’로 언급한 일화가 있어, 당 안팎에서 ‘1강’ 후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실제 경선에서는 ‘역선택’이나 ‘다른 후보들의 연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주민 의원은 21대 국회 내내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의 최전선에 서 온 인물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개혁 완성’과 서민·청년 주거, 노동, 돌봄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세부 공약으로는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노동권 보호 ▲참여 예산제 확대 등 ‘인권변호사·개혁 정치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본선 경쟁력은 박 의원이 정원오 전 구청장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3선 구청장 출신인 정 전 구청장에 비해 행정력을 증명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전현희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드문 강남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호흡을 잘 맞출 수 있고, 개혁 과제를 수행해 왔던 점이 강점”이라고 강조한다. 주요 공약은 ▲강남·강북을 잇는 균형 발전 ▲반부패·반갑질 행정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등이다. 강남권 표심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확장성이 강점이다.
김영배 의원은 성북구청장을 거쳐 국회에 입성한 ‘행정·입법형’ 정치인이다. 도시재생과 교육·복지, 골목 상권 활성화 등 기초단체장 시절의 성과를 서울 전체로 확장하는 공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자 구도에서 인지도와 선명도가 떨어지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이번 경선판의 ‘신인 변수’다. 군 인권·청년 인권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왔고, 이번 선거에서는 ▲인권·복지 도시 서울 ▲군·청년·성소수자 인권 보호 ▲공공안전·재난 시스템 개혁 등을 내세워 진보층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인지도는 낮지만, 메시지의 선명도가 뚜렷해 토론에서 의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최종 승자가 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바람’을 타면 향후 정치적 자산을 쌓을 수 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첫 예비 경선 토론회에서는 박주민·전현희·김영배 등 후보들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 정원오 전 구청장에게 포화를 집중했다. 박주민 후보는 정 전 구청장의 ‘실속형 분양주택’ 공약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상충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전현희 후보는 “(정 전 구청장이) 조례로 성동구의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강제력이 없는 조례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배 후보 역시 정 전 구청장의 부동산 정책 공약에 대해 “주택 공급과 관련된 비전이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김형남·전현희·정원오·박주민 예비후보.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현직 프리미엄’ vs ‘반(反)오세훈’ 구도 전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총 세 차례 공모를 통해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희숙·박수민 의원,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 이승현 인팩코리아 대표, 김충환 전 강동구청장 등 6명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공천은 혼란했다. 오세훈 시장의 공천 보이콧과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사퇴·번복이 겹쳤다. 공관위는 이달 초 1차 공천 접수에 이어 지난 12일 추가 공모까지 받았지만, 유력 주자인 오 시장이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두 번 모두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지난 13일에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사퇴를 발표했고, 이 위원장은 이틀 뒤인 15일 다시 공관위원장으로 복귀했다. 이 위원장이 복귀 직후 가장 먼저 추진한 안건은 ‘서울시장 3차 공천 접수’, 이른바 ‘재재공모’였다. 이 위원장은 “이번에는 꼭 오세훈 시장이 공천에 참여해 경쟁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지난 17일 3차 추가 공모를 통해 “선당후사의 정신”을 언급하며 5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서울 시민에 대한 책임감”을 명분으로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핵심 메시지는 ▲한강·수변 개발 ▲도심 재개발·재건축 ▲글로벌·스마트 도시 프로젝트 등 기존 정책의 마무리 또는 확장을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공천 보이콧’으로 이른바 ‘승점’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가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지난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 시장이) 당과 거리두기를 통해 일정 부분 다른 성격의 인물로 어필한 측면이 있고, 이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윤 대표는 “서울은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율이 낮게 나오고 있다. 만약 무당층이 국민의힘 후보를 찍으려고 한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은 거부감이 들 수 있다”며 “(오 시장이 자신은) 당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하는, (12·3 계엄에 대한) 심판 정서 이미지를 보이는 게 중요했던 것인데, (이번 보이콧을 통해) 무당층에서 호응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측면으로 얘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당 노선을 논의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윤 어게인’ 반대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한 지난 3월 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한 식당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희숙 전 의원은 지난 8일 마감된 1차 공모에서 일찌감치 후보로 등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학자인 윤 전 의원의 슬로건은 ‘경제 시장’과 ‘선수 교체’ 등이다. 주요 공약은 ▲주택 공급 확대 ▲재건축 규제 합리화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정 ▲재정 건전성·복지 조화 등이며,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이 ‘오세훈을 견제하는 2위 카드’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직 프리미엄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정책형 대항마’라는 시각이다. 다만 오 시장에 비해 부족한 인지도·조직력과 선거 경험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9일 “실물 경제 현장에서 살아남았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중소기업·자영업·수출입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내세우며 “현장을 아는 경제 시장”을 자임했다. 코로나19 이후 적자에 시달리는 골목 상권과 경기 침체에 흔들리는 중소기업들을 챙기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잠재적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오세훈 시장과 언론 노출이 잦았던 윤희숙 전 의원에 비해 낮은 인지도는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기업인 출신인 이승현 인팩코리아 대표는 삼성 TV를 세계 1위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기아 등에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대표이자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핵심 공약은 ▲지하 대심도 고속도로 건설로 ‘서울 15분 생활권’ 실현 ▲강북 기숙형 학교 10여 곳 설립 및 100층 복합 초고층 빌딩으로 강남·북 격차 해소 ▲서울공항 민간 개방을 통한 국제 비즈니스 허브 구축 ▲소상공인 수출 지원 ‘인공지능(AI) 무역센터’ 설치 ▲2036년 하계올림픽 서울 재유치 등이다.
강남을 지역구 초선인 박수민 의원은 지난 17일 3차 공모를 통해 “당의 무기력함을 깨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기획예산처·유럽부흥개발은행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박 의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경제 분야 전문가로 영입됐다. 당 일각에선 박 의원을 오세훈 시장의 불출마를 대비한 ‘플랜B 카드’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김충환 후보는 3선 강동구청장(민선 1·2·3기)과 재선 국회의원(17·18대 강동갑)을 지냈다. 지방행정과 입법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강점이다. 2010년에도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경선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오세훈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 중 비교적 ‘경험 있는 중견 카드’로 분류되지만, 낮은 인지도가 약점이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당 맘편한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시장이 지방선거 후보 등록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오 시장과 박수민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다는 말씀을 들었다. 멋진 경선을 치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충남·강원·울산·대전·경남 등에서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을 단수 공천한 것과 달리 서울시장 후보는 경선을 통해 선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동용 기자 dy072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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