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에서 호남권 반도체 투자계획이 발표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비판이 호남 비하와 정부 발목잡기라며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초격차 메가프로젝트’ 구상 발표를 둘러싸고 여야가 국회에서 대규모 맞불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적인 호남 홀대를 끝내고 국가균형발전을 완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 논리로 일류 기업의 팔을 비튼 졸속 기획이자 표퓰리즘”이라며 국정조사 추진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74명은 3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호남과 영남, 충청을 골고루 살리는 초격차 대한민국 전략”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지역 분열 조장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을 주도한 김현정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생산 거점 마련은 국가적 생존이 걸린 과제”라며 “글로벌 RE100(재생에너지 100%) 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이 된 시대에 국내에서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호남은 반도체 산업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역 경쟁력은 자연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 있는 투자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대기업의 투자는 정부의 인프라 지원 약속에 따른 자발적 경영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과 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가진 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호남 반도체 투자 관련 합동 기자회견에서 부·울·경이 생산 거점 검토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자료 공개를 요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세 대결을 펼치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구 의원 25명은 같은 날 오전 회견을 열고 “반도체 공장은 표심이나 여권의 정치 일정에 맞춰 짓는 쌈짓돈이 아니다”라며 전력, 용수, 인재, 소부장 생태계가 엄격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들은 “고리·새울 원전 등 안정적인 전력망과 첨단 제조 인프라를 갖춘 부울경을 배제하고 호남 투지를 급조한 배경을 밝히라”며 정부에 입지 평가표와 구체적인 예산 지원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별도의 기술 검증 회견을 열어 정부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이드라인 공시를 인용하며 “확정된 세부 투자 금액이나 이행 방안이 없는 허상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반도체 팹 4기 가동에는 최소 6GW의 전력이 필요한데 새만금 태양광의 실효율을 감안하면 0.06GW에 불과해 정전 위협이 크다”며 영산강과 섬진강의 절대 수량 부족에 따른 용수 공급 문제, 수도권 소부장 생태계와의 거리로 인한 물류비 증가 등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충청에는 후공정과 데이터센터를, 영남에는 피지컬 AI와 우주항공 혁신 거점을 균형 있게 배치했다”며 이미 관련 특별법 체계가 완비된 만큼 정쟁을 멈추고 예산 및 행정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중재에 나섰지만 신구 산업 거점을 둘러싼 영호남의 지역 갈등과 관치경제 논란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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