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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美의 관세 돌려막기 … 韓 전자·車·철강에 "과잉 생산" 트집

반도체(111억2000만달러), 일반 기계(91억1000만달러), 차 부품(73억2000만달러), 컴퓨터(48억4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만일 품목관세에 추가관세가 부과되거나 관세율이 높게 책정되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인교...

美의 관세 돌려막기 … 韓 전자·車·철강에 "과잉 생산" 트집
美 무역법 301조 조사
트럼프, 상호관세 위헌판결 뒤
무역법 301조로 우회 '시동'
품목관세에 추가관세 부과땐
韓 주력 수출제품에 큰 타격
정부, 美와 협의 총력전 돌입
대미투자 신속집행 나서기로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무역 상대국의 '과잉생산(overcapacity)'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면서 한국도 주력 수출품을 중심으로 관세 리스크가 재차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국 정부는 미국의 301조 조사 개시에 따른 관세 부과가 기존 상호관세 부과 품목에 한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150일 동안 무역법 122조에 따라 부과되고 있는 10% 관세를 시한 종료 이후에 대체하기 위한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이 무역법 122조를 통해 10% 관세를 이미 부과했지만 이는 150일 동안의 한시 조치이기 때문에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연방대법원)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 수준으로 복원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관세 징수가 위법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내려지자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무역법 122조에 따라 모든 무역 상대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무역법 301조는 무역확장법 232조가 커버하는 품목과 별개로 상호관세 위헌 판결 이전에 15% 관세가 적용됐던 품목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을 타깃으로 했다기보다는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구조적 조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력 수출 품목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USTR은 이날 301조 조사 개시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해 전자기기, 자동차·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 품목에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미 흑자 규모가 가장 컸던 품목은 자동차로 27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111억2000만달러), 일반 기계(91억1000만달러), 차 부품(73억2000만달러), 컴퓨터(48억4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만일 품목관세에 추가관세가 부과되거나 관세율이 높게 책정되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는 IEEPA 관세 무효화를 합법화하는 수순으로 301조는 관세율에 상한이 없긴 하지만 상호관세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다만 대미 투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철강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다. 허정 서강대 교수는 "301조 보복관세는 상대 국가의 차별 조치로 미국이 피해를 본 품목 외에 다른 품목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조치"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미투자특별법 등 기존 관세합의를 이행해 추가 피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대미 투자를 얼마나 신속하게 집행하는지가 301조 조사에 따른 추가 피해를 막을 '레버리지(지렛대)'가 되는 셈이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의 후보군으로는 원자력 발전소,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셰일가스 생산 설비, 전력망 등 에너지 부문이 꼽힌다. 현재 미국 측이 원하는 투자처와 한국이 희망하는 투자처 리스트를 공유하고 서로 협의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301조 조사가 개시된 국가 중에 기존 합의 내용을 무시하는 국가가 있다면 관세가 더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미국의 조사 절차 진행 과정에서 의견 제출 기회를 활용해 미국과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USTR은 오는 17일까지 서면 의견 제출 및 공청회 참석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다음달 15일까지 서면 의견 제출을 마감하고 5월 5일 공청회를 연다. 이날 국회에서도 대미 투자의 법적 근거가 되는 대미투자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정부안이 발의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여야는 정쟁 가운데서도 대미투자특별법은 초당적으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고 지난달 법안 처리를 위한 특위를 신설해 한 달 만에 본회의 처리까지 마무리했다.

특별법은 대미 투자를 전담할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자본금은 정부 출자금 2조원이고 투자공사 이사는 3명(사장 1명 포함)이다. 사장은 금융·투자·전략산업 분야 10년 이상 경력자에게만 자격이 주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국가적 과제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을 보여준 뜻깊은 사례"라며 "(한미) 양국은 조선, 에너지를 비롯한 전략적 산업 분야에서 더욱 긴밀하고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유경 기자 / 문지웅 기자 / 류영욱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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