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안 굽는 카페·주차장, ‘무늬만 가업’ 전면 퇴출
10년 버티기 끝… 공제 기준·기간 원점 재설계
강남 주차장·주유소 편법 승계 통로 전락… 핀셋 규제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전면 개편을 지시했다. 주차장업이나 직접 빵을 굽지 않는 베이커리 카페 등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수백억원의 상속세를 피하는 꼼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적용 업종을 축소하고 기간 요건을 강화하는 등 그간 확대되던 공제 흐름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500억원짜리 부동산으로 주차장을 만들어 10년 운영하면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느냐”며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제도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차장을 콕 집어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그게 무슨 가업이냐”고 반문하며 “정말 오랫동안 이어온, 사회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우만 엄격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간 기준에 대해서도 “10년 한 게 무슨 가업이냐”며 제도의 근본적 맹점을 꼬집었다.
실제 국세청 실태조사 결과 제도의 구멍이 여실히 드러났다. 임광현 국세청장 보고에 따르면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곳 중 직접 빵을 굽지 않거나 음료 위주로 판매해 가업상속제도 남용 소지가 있는 곳이 11곳(44%)에 달했다. 또한 수도권의 자가 사설 주차장 1321곳 중 58%인 761곳이 주차장업이 공제 대상에 편입된 2020년 이후 문을 열었다. 이 중 94%는 고용 인원이 아예 없고, 58%는 연 매출이 100만원에도 못 미치는 등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기획성 개업이 의심된다. 도심권 주유소 5곳의 평균 공제액도 62억원이나 됐다.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는 세법 개정에 돌입했다. 부동산임대업과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은 물론, 단순 판매 위주의 카페와 주차장, 주유소 등 기술 이전 필요성이 낮은 업종은 공제 대상에서 과감히 잘라낸다. 현행 10년인 최소 의무 사업 기간과 5년인 사후 관리 기간도 대폭 늘려 얌체 상속을 막을 방침이다.
토지 공제 역시 건물 바닥면적의 최대 3~7배까지 인정하던 현행 기준을 축소하고, 면적당 한도를 새롭게 설정해 부동산 꼼수 승계를 원천 봉쇄할 계획이다.
한편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가업을 유지할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다. 1997년 도입 당시 1억원 수준이었던 공제 한도는 2023년 600억원까지 대폭 늘었다. 현행 규정상 10년 이상은 300억원, 20년 이상은 400억원, 30년 이상은 600억원까지 상속세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하지만 제도가 거듭 완화되는 과정에서 특별한 노하우 없이 부지와 시설만 갖추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업종까지 혜택을 받으며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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