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재집권·당 단합 메시지
“지도부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안보 구멍 생기면 국정 흔들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 여당의 정치적 압박과 세 대결 앞에 무기력한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매서운 결속의 경고를 던졌다. 27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장에 등장한 박 전 대통령은 당의 자멸적 분열을 엄중히 경고하고, 무너진 보수 정권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강도 높은 쇄신을 촉구했다.
원내대표의 지속적인 방문과 요청 끝에 연단에 오른 박 전 대통령은 “참으로 오랜만에 여러분을 뵙는다”며 운을 뗐으나 이내 당을 향한 정국 메시지의 수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박 전 대통령은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의 속담인 ‘호랑이의 줄무늬는 밖에 있지만 사람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를 인용하며 “사람의 마음과 성품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기에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은 신뢰이며 진정성 없이 잠시 세상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짚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의 원칙을 강조하며 신의가 없는 정당은 결코 존립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특히 당내 갈등과 분열상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이라는 둥지가 흔들려 깨지면 여러분의 미래도 같을 것”이며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 다수를 상대로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내부 분열까지 이어진다면 그 싸움은 보나 마나 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애벌레가 좁고 어두운 고치를 찢고 나와 나비로 날아오르려면 처절한 발버둥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힘들다고 누군가가 가위로 고치를 찢어주면 스스로 날개를 펼 힘이 생기지 않아 끝내 날지 못한다. 지금의 시련을 스스로 극복하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다수당이 되고 정권을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박 전 대통령은 보수 정당의 정체성인 ‘국가 안보’와 ‘민생’에 대해서도 선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최근 북한의 ‘두 국가론’ 헌법 명시와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등 계속되는 무력시위를 지적하며 “안보에는 여야가 없으며 빈틈없고 상대보다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만이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단언했다. 안보에 구멍이 생기면 경제를 비롯한 국정의 모든 기반이 흔들린다는 점을 재차 각인시킨 것이다.
끝으로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곧 개혁이고, 국민이 아파하고 절실히 바라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진짜 혁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고, 그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오늘 연찬회를 기점으로 힘을 합쳐 안보와 민생 위기에서 나라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어달라”며 의원들의 강력한 쇄신을 거듭 당부했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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