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50%↓·생산성 30%↑ 주장
실라이세미콘, SiC 공정 혁신 승부수
전력반도체 ‘공정 경쟁’ 본격화
◆…이미지출처:실라이세미콘
중국 실라이세미콘(Silai Semicon)이 12인치 탄화규소(SiC) 기판 대응 레이저 리프트오프(LLO) 장비를 대량 공급에 성공하면서 전력반도체 공정 경쟁의 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31일 테크뉴스에 따르면 실라이세미콘은 6·8·12인치 웨이퍼를 모두 처리하고 자동 로딩·언로딩까지 일체화한 양산형 레이저 리프트오프(LLO) 설비의 세 번째 배치 납품을 완료해 12인치 SiC 기판까지 포괄하는 대량 생산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
회사 측은 8인치 웨이퍼 기준 박리 시간을 15분 미만으로 단축해 기존 공정보다 최대 20~3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고 재료 손실도 장당 60~80μm 수준으로 낮춘 결과 생산량은 약 30% 늘고 웨이퍼당 처리 비용은 최대 50% 절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웨이퍼 절단·박리 공정에서 기존 와이어쏘 방식보다 훨씬 빠른 처리 속도와 뚜렷한 원가 절감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SiC 산업의 경쟁 구도가 단순한 소재 확보를 넘어 생산성을 좌우하는 공정 혁신과 기술 완성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 장비는 시스템온칩(SoC) 기반 광원 통합 구조를 적용해 기존 다중 광원 대비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유형 광 빔 제어와 간섭계 기반 측정·보정 기술까지 결합해 공정 정밀도를 끌어올렸다.
소모품과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구조라는 점에서 유지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회사 발표 수치인 만큼 실제 양산 수율과 장기 신뢰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번 공급은 신제품 출시라는 의미와 함께 그동안 결정 성장과 웨이퍼 대구경화에 주로 달려 있었던 SiC 산업 경쟁력이 이제는 얼마나 빠르고 손실을 적게 줄이며 가공하느냐에 따라 원가와 양산성이 갈리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기차·재생에너지·데이터센터용 전력 변환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SiC 소자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산업 확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실라이세미콘이 아직 8인치 전환이 주류인 시장에서 12인치 대응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장기적인 대면적 웨이퍼 시대를 겨냥해 차세대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에도 적지 않은 과제를 던지고 있다. 국내 주요 업체들이 SiC 웨이퍼와 소자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음에도 전력반도체에서는 소재·장비·공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이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핵심 공정 장비의 국산화와 양산 최적화 역량 역시 더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동일한 소재와 설계를 갖추고도 공정 속도와 손실률에 따라 기업별 원가 경쟁력이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SiC 산업의 승부처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수익성을 좌우하는 양산 효율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라이세미콘의 이번 움직임은 글로벌 SiC 시장에서 '공정 기술'이 새로운 승부처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한국이 소재 경쟁력에 더해 장비·공정 혁신 역량까지 확보하지 못할 경우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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