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기업과 연구기관 14곳을 이중용도(군민 겸용) 물품 수출통제 관리명단에 포함시켰다. EU의 대러시아 제재안에 중국 기업이 포함되자 즉각 맞불을 놓은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EU 소재 기업과 기관 14곳에 대한 이중용도 품목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독일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을 포함해 프랑스 반도체·광전자 연구기관 III-V 랩, 폴란드 적외선 센서업체 비고 포토닉스, 네덜란드 해양장비업체 IHC 메르베데, 체코 군용 특수트럭 제조업체 타트라 트럭, 리투아니아 레이저 전문기업 엑스플라 등 유럽의 주요 방산·첨단기술 기업과 기관이 대거 명단을 올렸다.
상무부 방침에 따라 해외 조직이나 개인도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해당 기업과 기관에 이전하거나 제공할 수 없다. 진행 중인 거래 역시 즉시 중단해야 하며 특별한 사유로 수출이 필요한 경우에만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조치는 발표와 동시에 즉시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EU의 대러 제재에 대한 보복성 대응으로 풀이된다. 상무부는 제재 배경에 대해 "EU가 발표한 제21차 대러시아 제재안을 통해 중국 본토와 홍콩 기업 14곳을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며 "국가안보와 국익을 수호하고 비확산 등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EU 기업·기관 14곳을 수출통제 관리명단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23일(현지시간) 제21차 대러시아 제재안을 승인하며 중국 본토 및 홍콩 기업 14곳을 비롯해 인도·터키·아랍에미리트(UAE) 기업 등 총 51곳을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했다. EU는 이들 기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거나 기존 제재망을 우회하는 데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측의 제재 대상 수(14곳)는 같지만 실질적인 파급력에는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SCMP는 "EU의 제재 대상 목록에 새로 추가된 기업들은 대부분 광저우, 선전, 다롄과 같은 항구 도시에 기반을 둔 소규모 무역 및 물류 회사들"이라며 "반면 중국은 라인메탈과 같은 유럽의 주요 방위산업체들을 제재 대상으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유럽 기업에 미칠 경제적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표적이 된 유럽 기업에 미칠 여파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라인메탈의 최고경영자(CEO) 아르민 파페르거가 지난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약 1%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을 언급했다.
라인메탈은 유럽 최대 방산 기업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미국과 일본 기업 위주로 수출통제 명단을 관리해 왔으며 지난 4월 대만 무기 판매를 이유로 유럽 기업 7곳을 제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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