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SGA그룹 부회장). (사진=디일렉)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은 그간 단일 솔루션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는 인수합병(M&A)으로 통합 보안 체계를 갖춘 글로벌 벤더사들과 경쟁에선 늘 약점이었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네트워크 경계가 흐려지고 공격 표면은 넓어져, 특정 지점만 막는 방식은 실효성을 잃었다. 공공(N2SF), 금융(자율보안), 국방(K-RMF) 등 핵심 산업 보안 지침이 경계 중심에서 다중 계층 방어 체계로 일제히 개편된 배경이다. 단일 솔루션을 넘어 인프라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보안 역량은 향후 기업 경쟁력을 가를 핵심 지표로 부상했다.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SGA그룹 부회장)는 디일렉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해커의 공격 방식이 단순했으나, 현재는 AI를 이용해 매우 교묘해지고 난도 또한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며 "더 이상 단일 제품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며, 보안 관리자가 위협을 신속히 탐지하기 위해서는 각 보안 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 영역은 크게 △시스템(서버)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관제 △응용 보안 등으로 나뉜다. 국내 대다수 보안 기업이 한두 가지 영역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SGA솔루션즈는 서버, 엔드포인트, 응용 보안 분야에서 장기간 역량을 쌓아왔다. 이 중 서버 보안 솔루션 '레드캐슬'은 2023~2024년 2년 연속 조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클라우드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서버가 외부(클라우드)에 존재하는 상황이 됐고, 기존처럼 특정 지점에 경계를 세우는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제로 트러스트는 이렇게 등장한 대안이다.
최 대표는 "기존 10~20여 종의 보안 솔루션이 개별적으로 동작하던 방식을 하나로 통합해 일원화된 정책으로 관리하는 것이 제로 트러스트의 핵심"이라며 "사용자와 기기를 모두 등록하고 데이터 중요도에 따라 접근 권한을 선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보안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SGA솔루션즈는 지난 2021년 클라우드,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을 처음 출시했다.
보안 업계의 파편화된 구조는 지난해 연이은 해킹 사태로 촉발된 보안 특수에서 국산 기업들이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장은 인프라 전반을 방어하는 통합 솔루션을 원했지만, 이를 즉각 공급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곳은 글로벌 벤더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글로벌 벤더들은 적극적인 M&A을 통해 통합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제품별로 기업이 쪼개져 있는 국내 시장은 기술적 대응 속도 면에서 글로벌 기업을 쫓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SGA솔루션즈는 투자 등으로 보안 역량을 결합하는 글로벌 벤더들의 성장 문법을 이식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회사 실적은 매출 616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본업 성장과 더불어 투자 전문 자회사(액시스인베스트먼트) 실적 턴어라운드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회사는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여, 외형 확대와 질적 성장을 동시에 꾀할 방침이다.
그는 이러한 성장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 대표는 "그간 실증 사업에 머물렀던 제로 트러스트 사업이 올해부터 민간과 공공의 실제 구축 수요로 이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본업의 추가 성장과 자회사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성장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국내 보안주가 타 테마 대비 저평가된 것과 관련해 "보안 투자가 확대되고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보안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이라며 "실적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증명할 테니 주주들께서도 믿음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SGA솔루션즈는 어떤 회사인가요?
SGA는 'Security Global Alliance'의 약자입니다. 2000년 전후로 IT 보안 벤처를 창업했던 5~6개 회사가 주축이 되어 2008년에 모였고, 2015년에 상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약 23~25년째 보안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다양한 보안 영역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룹의 지배 구조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지배 구조상으로는 지주사인 SGA홀딩스가 따로 있습니다. SGA솔루션즈는 IT 통합 보안 사업을 담당하며, 그 아래 자회사로 2018년에 설립한 신기술 금융사 '액시스인베스트먼트', 문서 위변조 방지 및 시각장애인용 바코드 사업을 하는 '보이스아이', 그리고 'SGA퓨처스' 등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입니다.
-작년 실적이 매우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요?
작년에 매출 600억원 이상, 영업이익 약 60억원을 기록하며 획기적인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IT 보안 본업의 성장과 더불어 자회사인 액시스인베스트먼트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되었고, 지분 매각을 통한 가치 이익이 더해지면서 기록적인 수치를 낼 수 있었습니다.
-회사의 주요 보안 솔루션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요?
보안은 자동차 그룹과 비슷합니다. 세단, 스포츠카, 버스 등 각 영역이 있듯 보안도 크게 다섯 가지 영역으로 나뉩니다. PC에 올라가는 엔드포인트 보안, 접속 대상인 시스템(서버) 보안, 그 구간을 잇는 네트워크 보안, 이를 관리하는 관제 보안, 그리고 웹 기반의 인증 등을 담당하는 응용 보안입니다. 저희는 이 다섯 영역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서버 보안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합 보안'과 '제로 트러스트'가 화두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과거에는 해커의 공격이 단순했지만 지금은 AI를 이용할 만큼 교묘해지고 난이도가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보안 제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관리자가 위협을 손쉽게 탐지할 수 있습니다. '제로 트러스트'는 "아무도 믿지 마라"는 신념 하에 모든 접속을 매 세션마다 검증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모델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서버가 외부(클라우드)로 나가면서 기존의 '경계형 보안'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 모델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SGA솔루션즈의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은 기존 보안과 무엇이 다른가요?
기존에는 10~20여 종의 보안 솔루션이 각각 따로 동작했습니다. 제로 트러스트는 이를 하나로 합쳐 일원화된 정책으로 관리하는 과정입니다. 사용자와 사용하는 PC, 시스템을 모두 등록하고, 중요도에 따라 보안 점수를 매겨 차등화된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방식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훨씬 강력한 보안 절차가 작동하게 됩니다.
-최근 부상하는 '에이전틱 AI'의 보안 취약점은 어떻게 보시나요?
AI 보안은 'AI를 위한 보안(Security for AI)'과 '보안을 위한 AI(AI for Security)'로 나뉩니다. 지금까지는 LLM 서비스의 정보 유출이나 할루시네이션(환각)에 집중했다면, 에이전틱 AI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처럼 자동화된 업무를 수행하며 반드시 외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하므로 공격 포인트가 많습니다. 만약 해커가 악의적인 행위를 시키면 정상 동작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무엇입니까?
AI 시대에는 보안을 아예 내재화하는 방식의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최근 RSA 컨퍼런스에서도 모든 글로벌 보안 기업이 에이전틱 AI 보안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이미 오픈 소스에 악성 코드를 심는 등의 공격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저희도 제로 트러스트 구조를 기반으로 AI 시대의 보안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보안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기업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미국이나 이스라엘 같은 보안 강국에 비해서도 우리나라 보안 기업의 수는 적지 않고 기술력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다만 글로벌 벤더들은 M&A를 통해 통합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구축하여 시장을 리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제품마다 기업이 쪼개져 있어 대응 속도 면에서 쫓아가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과거에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3년 정도 거주하며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동남아 시장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는 시장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어, 현재는 일본이나 미국처럼 더 큰 시장에서 기술 기반으로 경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올해 실적 목표와 성장 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정부 실증 사업 위주였던 제로 트러스트 시장이 올해부터 기업과 기관의 실제 구축 수요로 이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올해는 보안 본업에서 작년보다 더 높은 실적을 달성하고, 자회사인 액시스인베스트먼트의 실적 기조도 상향 곡선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액시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전략적 M&A 계획도 있으신가요?
액시스는 자율주행, 3D 프린팅, 바이오 분야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SGA 그룹사와 협조해 '전략적 바이아웃(M&A)' 투자를 많이 검토할 예정입니다. 작년에 투자한 IT 인프라 기업 '크레운 유니티'처럼, IT 인프라 환경과 보안이 접목될 때 시너지가 굉장히 높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주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현재 보안 기업들이 시장에서 다소 소외된 면이 있어 아쉽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 보안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시장 성장은 확실합니다. 앞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를 통해 실적으로 가치를 증명할 것이니, 보안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담: 김성진 전문기자
정리: 성지온 기자
촬영·편집: 공해원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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