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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THE Biz&CEO]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미래 30년 대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재택근무·온라인 수업·게임 등 정보기슬(IT) 수요가... 이 행사는 전 세계 주요 기업 CEO와 기술 리더들을 극소수만 초청해 미래 IT 기술에 대해 비공개로...

[THE Biz&CEO]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미래 30년 대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2026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THE Biz(더비즈)=천성윤 기자] SK하이닉스를 이끌고 있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기술에 통달한 엔지니어이자,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데 큰 역할을 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한국 최대 사업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혁신가다.

2022년 3월 SK하이닉스의 수장에 오른 그는 ‘황금기를 이끄는 사나이’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그의 진정한 성과를 2023년 회사가 극심한 위기에 직면했을 당시 과감한 결단으로 이를 돌파해낸 데서 찾는다.

글로벌 AI 공급망 ‘파워맨’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SK하이닉스의 ‘30년 대계’를 세우기 위해 기술 투자와 생산능력 확장에 온 힘을 쏟는다.

◆부침 심했던 SK하이닉스 정상화 전략 '적중'

곽 사장이 SK하이닉스의 HBM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메가사이클’의 영향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으로 연간 최고를 갱신했는데, 올해 1분기에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올려 지난해 전체 규모에 육박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곽 사장 개인도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그에게 자사주 5878주를 장기성과 보수로 지급했다. 지난 13일 종가 197만6000원 기준 약 116억1500만원 규모다.

곽 사장이 이룬 화려한 실적만으로는 그가 SK하이닉스 수장에 오른 뒤 ‘꽃길’만 걸었을 것 같지만, AI 인프라 폭발 직전인 2023년에는 실적 추락으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2022년 회사는 매출 44조6216억원, 영업이익 6조8094억원 흑자를 보였으나, 이듬해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치면서 매출은 32조7657억원으로 26.6%가 빠졌고, 영업손실은 무려 7조7303억원에 달했다.

이 시점은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조정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재택근무·온라인 수업·게임 등 정보기슬(IT) 수요가 폭증했지만, 이후 시장이 급격히 꺾이면서 D램·낸드 부문 전체가 붕괴에 가까운 조정을 겪었다.

이는 곽 사장 본인의 경영적 실패라고 보기 힘들었음에도,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눈에 띄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시기 업계 전체가 재고 폭탄과 가격 폭락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곽 사장은 과감한 생산축소(감산)와 함께 HBM에 ‘올인’해 사업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 전략적 결정은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개화한 AI 인프라 열풍을 타고 극적인 효과를 봤다. 특히 HBM이 결정적이었다.

곽 사장 체제에서 SK하이닉스는 HBM3(4세대), HBM3E(5세대), 첨단 패키징 투자를 확대했는데 엔비디아가 AI 칩인 ‘H100’, ‘B100’ 계열에 이 HBM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공급 주도권을 완전히 쥐게 된 모멘텀이었다.

이후에도 HBM은 SK하이닉스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 현재도 SK하이닉스의 최고 효자상품은 HBM이지만, 곽 사장은 꾸준히 HBM 집중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서버용 메모리,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등 고부가 라인업을 고르게 성장시키는 계획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최종 목표인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려면 HBM 뿐만이 아닌 AI 인프라 전반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곽 사장은 “진정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틀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이 가장 필요한 가치를 창의적 방식으로 제시하고 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선행 기술과 차세대 제품을 한발 앞서 개발해 입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생산' 양날개 강조… 미래 기반 확보 박차

미국 CES 2026 현장에서 곽 사장이 SK하이닉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업계에서는 곽 사장을 반도체 최고 전문가로 평가한다. 그는 1994년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줄곧 메모리 반도체 연구를 담당했다.

AI 시대를 이끈 주역인 HBM 개발에도 깊게 관여했다. 특히 회사에서 D램 공정팀장, 제조·기술 담당, 안전개발제조총괄 등을 거치며 메모리 생산과 수율 최적화에서 ‘기술통’ 역할을 했다. HBM을 연구소의 아이디어에서 끝낸 것이 아니라 양산 가능한 사업으로 만든 데 곽 사장의 역할이 컸다.

SK하이닉스를 세계 최대 AI 메모리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곽 사장은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 인사로 등극했다. HBM 공급망이 사실상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며 SK하이닉스 수장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그는 주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와 접점을 넓히며 엔비디아 이외에 공급망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MS CEO 서밋’에 곽 사장을 초청했다. 이 행사는 전 세계 주요 기업 CEO와 기술 리더들을 극소수만 초청해 미래 IT 기술에 대해 비공개로 논의한다. 올해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직접 주요 세션과 네트워킹 행사를 주최한다.

곽 사장은 이 자리에서 MS 최고 경영진 및 게이츠 창업자와 회동해 AI 메모리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했다. MS는 SK하이닉스로부터 D램과 낸드를 공급받는 대형 고객사로, 직접 개발한 AI칩 ‘마이아 200’에 SK하이닉스의 HBM3E를 채택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26 행사장에도 곽 사장이 직접 참석해 빅테크 주요 인사를 만나고, 25곳에 달하는 소재·부품·장비사들을 만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곽 사장의 광폭행보는 SK하이닉스 미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현재 AI 붐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스마트폰 시대 이후 최대 IT 전환기라는 판단 아래 수십 년짜리 사이클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용인에 짓는 신규 팹(반도체 공장) 투자를 차질없이 이행해 앞으로 이어질 강력한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또한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미국에 AI 최신 기술을 담당하는 물리적 거점을 세우기로 했다. 지난 1월 SK하이닉스는 현지에 AI 솔루션 회사인 ‘AI 컴퍼니(가칭)’를 설립했다. AI 역량을 갖춘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협업을 통해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첨단 패키징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HBM 패키징을 담당하는 TSMC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올 들어 SK하이닉스가 인텔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EMIB’에 대한 검증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패키징 기술 고도화의 일환이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AI 공급망에서 ‘필수 공급업체'급으로 전략적 위상이 강화되며 곽 사장 또한 무게감이 커졌다”며 “SK하이닉스 성공 신화를 이뤄내며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그룹 내 신임도 두텁다”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 도약의 첫 발은 곽 사장이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30년간 미래 기반을 닦는 것이 그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1965년생 ▲고려대 재료공학과 ▲198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광전자연구실 연구원 ▲1994년 현대전자 공정기술실 연구원 ▲2012년 SK하이닉스 D램 공정3팀장 ▲2013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공정기술그룹장 ▲2017년 SK하이닉스 제조 및 기술부문 청주 팹 담당 ▲2021년 SK하이닉스 안전개발제조총괄 ▲2022년~현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2025년 금탑산업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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