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주도 협의체로 전환…“현장 문제 중심으로 풀어간다”
AI 메모리 경쟁 속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초점
2026년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SK하이닉스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리고 있는 SK하이닉스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 현장은 ‘AI 시대 공급망’이라는 키워드로 분주하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 방향과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진행된 ‘2026년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에는 89개 협력사 대표와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참석해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협력 방식의 중심이 협력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유종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개회사에서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협력사들과의 긴밀한 협력 덕분”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 장기적인 상생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메시지가 실제 운영 방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협력사 주도의 소그룹 협의체가 본격 가동된다. 협력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 주제를 직접 도출하고, 유사한 이슈를 가진 기업끼리 그룹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기존의 ‘하향식 협의’에서 ‘수평적 협업’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협력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방향이 위에서 내려오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더 가까워진 변화”라고 말했다.
총회에서는 지난해 사업 성과와 함께 AI 메모리 시장 전망도 공유됐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시장 주도 전략을 강조하며, 협력사와의 기술·생산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 수요는 더 이상 일시적인 기회가 아니라 산업의 표준이 됐다”며 “협력사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금융·기술 지원 등 기존 상생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반도체 아카데미’를 통한 협력사 인력 교육과 맞춤형 지원이 강화되며, 협력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현장 분위기를 종합하면, 이번 총회는 단순한 성과 공유를 넘어 SK하이닉스의 공급망 전략이 ‘협력사 중심 생태계’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자리로 읽힌다. AI 시대 반도체 경쟁이 기술을 넘어 공급망 전체의 경쟁으로 확장되는 가운데, 협력 구조 자체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연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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