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현금·현금성자산 약 35조원…차입금 감소 지속
HBM 등 메모리 호황에 순현금 전환…美 매출비중 70% 육박
엔비디아 매출 만 23조원..."한 기업에 대한 의존도 너무 높아" 지적도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35조원가량으로 전년 대비 2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앞질렀다.
SK하이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증가폭은 삼성전자보다 9조원이나 많다. 같은 시점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은 127조원으로 전년보다 11조원가량이 증가했다.
관련업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가 폭증,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재무 건전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풀이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매출만 23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70%에 육박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17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조9423억원이다. 2024년 14조1564억원과 비교하면 20조7859억원(146.8%)나 증가했다.
반면 차입금 규모는 축소됐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차입금은 전년보다 4358억원가량 감소한 22조247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부채보다 12조6900억원 이상 많다. 차입금이 감소함에 따라 부채 비율은 62.15%에서 45.95%로 낮아졌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빌린 자금을 빠르게 갚은 영향으로 풀이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차입금을 넘어서는 '순현금' 상태를 달성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7조8544억원이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4분기 HBM을 비롯해 가격 상승 흐름을 탄 범용 D램과 낸드 제품의 판매 확대에 나서며 한 분기 만에 현금이 약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회사 측은 엔비디아를 필두로 AMD·구글·메타 등 주요 빅테크가 몰려있는 미국에서 호실적을 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판매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지난해 58조6933억원의 매출과 235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33조4590억원보다 25조2400억원(75%)가량 많다.
지역별로는 미국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미국 판매법인을 포함한 미국(미국 고객)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66조8851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 약 97조원의 68.9%에 달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9∼53%가량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중국 사업 매출도 2024년 15조5336억원에서 2025년 19조1362억원으로 3조6000억원가량 증가했지만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이룬 성과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HBM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PDDR, 낸드와 같은 모바일용 제품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가장 큰 고객은 'AI 큰손' 엔비디아였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엔비디아에서 23조2601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회사 전체 매출의 23.9%를 한 회사에 의존한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와 함께 매출처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다. HBM3E(5세대) 물량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에서도 엔비디아 물량의 3분의 2 이상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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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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