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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SKT 이사회 리빌딩]③사외이사 기술색 강화…삼성·네이버와 대등

SK텔레콤(SKT)이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오혜연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 AI 전환(AX) 가속화와 고객 신뢰 회복, 대규모...

[SKT 이사회 리빌딩]③사외이사 기술색 강화…삼성·네이버와 대등

SK텔레콤 이사회 개편 방향성을 짚어봅니다.

오혜연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교수와 T타워 전경./생성형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SK텔레콤(SKT)이 국내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오혜연 카이스트(KAIST) 전산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올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전사적 AI 전환(AX) 가속화와 고객 신뢰 회복, 대규모 투자 집행 등 산적한 과제를 앞둔 상황에서 이사회의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려 '정재헌 호(號)'의 경영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AI 석학' 오혜연 재선임

SKT는 이달 26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오 교수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1974년생인 오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수학과를 졸업한 후 카네기멜론대학교(CMU)에서 언어 및 정보 기술 석사학위를 받고 MIT에서 컴퓨터 과학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8년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로 임용돼 네트워크상에 산재하는 대용량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 사회과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했다. 이후 2018년 카이스트 MARS AI 통합연구센터 소장, 2023년 카이스트 AI 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하며 학계와 산업계를 잇는 리더십을 증명해왔다.

2020년에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 위원으로 활동하며 AI 윤리 가이드 라인을 총괄했다. 지난해에는 국가 AI전략위원회에서 글로벌협력분과장을 맡고 있다.

2024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MWC24' SK텔레콤 부스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에서 넷째)과 글로벌 AI 텔코 얼라이언스 소속 당시 4개사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SK텔레콤

오 교수의 선임은 SKT가 추진 중인 '글로벌 AI 텔코 얼라이언스(GATA)'의 성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T는 2024년 도이치텔레콤, 이앤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 함께 GATA를 결성했다.

이후 GATA는 지난해 영국에 합작회사 '신텔리전스 AI'를 세우고 AI 기반 스팸전화 차단, 음성 비서 등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 회사의 이사회 의장은 정석근 SKT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AI 사내독립기업(CIC)장이 맡고 있다.

향후 기술 개발 과정에서 오픈AI, 앤스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인 만큼 오 교수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적 통찰력은 이사회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오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AI 세이프티'와 윤리 가이드라인 수립에도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글로벌 표준 거버넌스 확립에도 전문성을 더해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주총을 끝으로 김용학 이사회 의장(전 연세대 총장)이 6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데 오 교수가 차기 의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SKT 창사 이래 첫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SKT는 2012년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해 지배구조 독립성을 확보했다. 2018년 윤영민 고려대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거버넌스 선진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에 이번 재선임은 단순한 임기 연장을 넘어 SKT가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이사회의 기술적 전문성과 거버넌스 상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SKT는 "오 교수는 자연어 처리 등 AI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해왔다"며 "국내외 빅테크 기업들과의 AI 연구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학계·정부·기업 전반에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이사회의 다양성 제고와 전문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기업가치 극대화에 기여해왔다"며 "재선임 시 이사회 운영의 전문성 강화 및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성엽·임태섭 합류…보안·재무도 강화

이번 주총에서 오 교수의 재선임뿐만 아니라 물러나는 김 전 연세대 총장과 김준모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의 후임으로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와 임태섭 성균관대 SKK GSB 교수를 각각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

이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 법제와 정책, 정보보호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다. 'AI 기본법' 제정과 데이터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SKT의 AI 인프라·서비스 확대 과정에 수반될 수 있는 법·제도 리스크를 살피고 선제적으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왼쪽)와 임태섭 성균관대 SKK GSB 교수./사진 제공=각 대학 홈페이지 캡처

SKT는 "이 교수는 개인정보규제심사위원회 위원장 및 정보통신법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정보보호 및 기술 관리 분야의 전문 역량을 보유 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관 및 핵심 정부 부처 등을 거치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해 정보보호 거버넌스 고도화 및 고객 신뢰회복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임 교수는 글로벌 금융 및 거버넌스 전문가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SKT의 대규모 AI 투자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주주 가치를 보호하는 '균형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주총에선 자본준비금 중 1조 7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이 처리될 예정인데 주주 환원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치는 지난해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태의 후속 조치로 인해 최근 2개 분기 연속 미배당을 결정했는데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주주들이 배당금을 받을 때 약 15%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했다. 이에 반해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재원으로 배당하면 비과세 배당이 가능하다. 새로운 소득이 아닌 자본 일부를 배당으로 돌려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 입장에선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배당금이 불어나는 효과가 있다.

SKT는 "임 교수는 글로벌 주식 리서치, 투자자문 및 자산운용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하며 재무·금융 및 리스크 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축적해 왔다"며 "특히 골드만삭스, 맥쿼리증권 CEO를 역임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경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 제고 및 이사회 다양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미래 기술 비중 40%

이번 주총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SKT 사외이사 5인 중 미래기술(AI·정보통신 등) 전문가 비중은 40%(2명)로 확대된다. 이는 경쟁 통신사들과 비교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 전문성을 확보하게 됨을 의미한다.

KT의 경우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과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 ICT 및 미래기술 분야를 담당해왔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최 총장의 후임으로는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결과적으로 SKT와 KT는 기술 전문가 비중에서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경영과 법률 전문가 비중이 높다. 현재 윤성수·김종우(경영), 남형두(법학), 엄윤미(사회공헌) 사외이사 체제에서, 임기 만료된 윤 교수의 후임으로 송민섭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가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경영, 1명이 법학 전문가로 구성돼 기술 분야 직행 라인업은 SKT보다 적은 편이다.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비교해도 SKT의 기술 중시 경향은 두드러진다. 네이버는 사외이사 전원을 재무와 거버넌스 강화에 방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김이배 국민연금 ESG경영위원회 위원·변재상 미래에셋생명 고문·이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창립자(재무),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 등 사외이사진이 재무(3명)와 법학(1명)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는 글로벌 확장과 투명 경영에 초점을 맞춘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내 테크 기업의 표본인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SKT의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신제윤 의장을 비롯해 김준성(투자), 허은녕(응용공학), 조혜경(AI응용), 이혁재(전기정보공학) 이사 등 미래기술 전문가 3인과 재무 전문가 2인으로 진용을 갖췄다. SKT 역시 이번 리빌딩을 통해 기술 전문가 비중을 삼성전자 수준에 근접하게 끌어올리며 '기술 중심 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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