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현판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크랜베리 본사 입구에 설치돼 있다. AP뉴시스
SK그룹이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주도하는 한·미 원전 협력 프레임워크에 국내 기업들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형태로, SK의 투자 규모만 조 단위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정부 주도의 한·미 원전 협력에 민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SK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컨소시엄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등 10여개 국내 기업들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현대건설이 미국 원전 건설 사업의 설계·조달·시공(EPC) 분야를 맡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 공급을 담당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SK를 비롯한 기업들이 ‘팀 코리아’로 뭉쳐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할 경우 수조원이 투입될 수 있다. 애초 정부는 지분 인수 주체가 될 한전과 한수원의 재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투자 구조를 고려했다.
최근 한·미 양국은 대미투자펀드 2000억 달러(267조5000억) 중 최대 1200억 달러(약 160조5000억)를 투입해 미국 현지에 원전 8기를 건설하고, 한국 측 민간 컨소시엄을 통해 웨스팅하우스 지분의 5∼10%를 확보하는 내용의 대미 투자 협의를 체결했다. 협의안에는 웨스팅하우스가 상장할 경우 공모가의 10%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됐다. 상장 시 웨스팅하우스 기업가치는 200억∼3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SK가 추진해 온 글로벌 원전 사업 영역도 한층 확장될 전망이다. SK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투자는 SK의 원전 사업 영역이 기존 SMR 중심에서 대형 원전 분야로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빌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8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방한한 빌 게이츠 의장과 만나 차세대 원전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주은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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