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MMORPG 금기 건드린 넷마블 '솔: 인챈트'...변수는 운영 리스크

개발진은 AI 탐지 시스템과 감시 인력 기존 대비 2배 충원, 나인 대량 생산 시 성장 정체가 발생하는 구조적 제한을 대응책으로 내놨다. 신권이 강력할수록 권력 집중과 장기 집권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거래 자유도가...

MMORPG 금기 건드린 넷마블 '솔: 인챈트'...변수는 운영 리스크

넷마블 '솔: 인챈트' [사진: 넷마블]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넷마블이 오는 24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솔: 인챈트'가 출시 전부터 시장의 금기를 건드렸다. 개발진은 지난 3월 온라인 쇼케이스 시작 1분 만에 이 게임이 이용자들이 흔히 '리니지 라이크'로 부르는 바로 그 장르라고 직접 인정하며 뽑기와 거래소, 컬렉션, 자동사냥이 모두 존재한다고 숨기지 않았다. 이용자 간 현금성 거래, 이른바 '쌀먹' 가능성까지 자신 있게 언급했다. MMORPG 시장에서 대체로 감추거나 완곡하게 표현해온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셈으로 향후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넷마블의 이 같은 행보는 경쟁형 MMORPG 시장의 현실과 맞물린다. 장르 피로감이 커진 상황에서 익숙한 문법을 포장만 바꿔 내놓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주목도를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솔: 인챈트는 장르의 본질적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그 위에 이용자 권한이라는 새 장치를 얹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니지M' 핵심 개발진이 주축이 된 신생 개발사 알트나인의 김효수 개발 PD는 쇼케이스에서 "고객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다면"이라는 발상을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운영 권한을 보상으로 올렸다…신권 시스템의 구조

핵심은 '신권(神權)' 시스템이다. '솔: 인챈트'는 신·주신·절대신으로 이어지는 3단계 권한 구조를 도입했다. 서버 단위의 신은 몬스터 소환, 특정 지역 메테오 투하, 안전지대 설정, 특정 이용자 채팅 금지 같은 권한을 행사한다.

월드 단위의 주신은 닫힌 콘텐츠를 열고 보상값을 조정하는 등 통상 개발사 밸런스 기획자가 담당하던 영역까지 관여할 수 있다. 최상위인 절대신은 전 서버를 통틀어 1명만 존재하며, 업데이트와 비즈니스 모델(BM) 선택, 서버 통합, 설정 리셋까지 결정하는 구조다. 절대신이 원하지 않는 업데이트는 개발사도 사실상 강행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버에 쌓인 세금을 가져갈 수 있는 권한과 원하는 아이템 직접 생성 권한도 부여된다.

신이 되는 핵심 기준은 게임 내 재화 '나인'의 사용량이다. 서버별 신들 간 경쟁을 거쳐 주신과 절대신이 결정되며, 나인을 타인에게 전달해 특정 이용자의 신 등극을 돕는 '공헌' 시스템도 병행된다.

이 구조가 주목받는 이유는 운영 권한 자체를 게임의 보상 체계로 바꿨기 때문이다. 기존 MMORPG가 장비와 전투력, 성 점령을 중심으로 권력을 설계했다면 솔: 인챈트는 여기에 운영 권한까지 보상으로 올려놨다. 넷마블이 출시 전부터 서버 오픈 시간과 첫 업데이트 클래스를 이용자 투표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투표 결과 서버는 정오 12시에 열리고 첫 신규 클래스는 힐러로 낙점됐다.

◆잘 버는 구조는 분명하다…관건은 그 다음

문제는 잘 버는 구조와 잘 돌아가는 구조가 같지 않다는 점이다. BM 설계도 이 게임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솔: 인챈트에서는 다이아(유료 재화)로 구매하는 갓아머, 영체, 장신구 등 주요 유료 아이템이 거래 대상에 포함된다. 아이템을 추출해 소환권 형태로 거래소에 올릴 수 있고, 유료 아이템을 인게임 재화인 나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나인은 몬스터 처치, 던전, 장비 분해, 인챈트 실패까지 포함한 플레이 전반에서 수급되는 핵심 재화다. 이용자가 캐릭터 경험치를 변환해 나인코어를 제작하고 거래소에서 유통하는 구조도 도입됐다. 귀속 아이템을 시스템이 직접 다이아로 매입하는 '공개 구매' 기능으로 무과금·소과금 이용자도 플레이만으로 유료 재화를 확보할 수 있다.

개발진은 나인을 상점에서 직접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일명 '드상(아이템 드랍률·경험치 획득 증가 아이템)'으로 불리는 고액 경험치 상품은 판매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소폭의 성장을 돕는 제한적 경험치 물약은 인게임 나인으로만 구매 가능하도록 별도 운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4시간 무접속 플레이와 최대 3개 캐릭터를 동시 육성하는 스쿼드 모드도 별도 이용권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

흥행 논리는 선명하다. 무소과금 이용자에게는 시간을 써서 재화를 벌 수 있다는 명분을, 과금 이용자에게는 쓴 돈이 거래 가능한 자산이 된다는 동기를 준다. 김장환 넷마블 사업부장이 "쌀먹 가능하냐"는 질문에 "자신 있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MMORPG에서 자유도의 확대는 통제 비용의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 무제한 무접속 플레이, 3개 캐릭터 동시 육성, 거래 가능한 유료 아이템, 경험치의 경제 가치 전환, 신권에 의한 세율·운영 영향까지 민감한 요소를 한꺼번에 도입한 탓이다. 각각만 떼어놔도 경제 왜곡과 작업장 확산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조건들이다. 개발진은 AI 탐지 시스템과 감시 인력 기존 대비 2배 충원, 나인 대량 생산 시 성장 정체가 발생하는 구조적 제한을 대응책으로 내놨다.

신권이 강력할수록 권력 집중과 장기 집권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거래 자유도가 높을수록 일부 세력이 경제를 장악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구조가 실제로 건강한 권력 균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조직력 높은 특정 세력의 경쟁으로 수렴할지는 출시 이후에야 판별될 문제다.

초기 관심도 측면에서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는 확인됐다. 출시 전 공개된 인게임 영상과 배우 현빈 광고 영상은 공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각각 550만·32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넷마블 역시 전년도 'RF 온라인 넥스트', '뱀피르' 등 MMORPG 장르에서 연속 흥행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다만 이 게임의 진짜 승부처는 출시 당일 매출이 아니라 첫 권력 충돌과 경제 왜곡, 운영 논란이 터졌을 때 이를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권 시스템은 개발사가 독점해온 의사결정권을 이용자에게 넘긴다는 점에서 실험적인 시도인 것은 맞다"면서도 "이용자가 운영 권한을 갖는 순간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지는 만큼 넷마블이 이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장기 서비스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