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홈플러스 본사 전경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충청권 유통업계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의 출발점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는 영국 유통기업 Tesco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약 7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문제는 MBK가 전체 인수대금 가운데 4조 3000억 원을 금융권 차입으로 조달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홈플러스가 보유한 자산과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거액의 빚을 낸 셈이다.
이후 MBK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세일 앤 리스백’ 전략을 추진했다. 이는 점포 부지와 건물을 부동산 투자회사 등에 매각(2016년 약 7000억 원 확보)한 뒤 다시 임차해 영업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더구나 당시엔 대형마트 전성기라서 임대료가 높은 장기 계약으로 체결됐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과 새벽배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 매출은 정체됐고 홈플러스는 줄어드는 영업이익(2024년 4년 연속 적자)으로 높은 임대료(연간 4000억 원)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결국 MBK 인수 당시 142개였던 홈플러스 점포는 지속적인 매각과 폐점을 거치며 126개로 축소됐다.
충청권도 구조조정을 피해가지 못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 대전 둔산점과 탄방점을 정리한 데 이어 2022년 동대전점, 2024년 서대전점까지 잇따라 폐점했다. 기업회생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은 더욱 속도를 냈다. 지난해 대전문화점과 충남 천안신방점은 영업을 종료했고 세종 조치원점도 지난 4월 개점 1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들 점포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시설 역할뿐 아니라 다수의 입점업체와 협력업체가 연결된 거점 점포라는 점에서 지역 상권 위축을 낳았다. 주민 김 모(43·세종시 조치원읍) 씨는 “조치원점은 세종 북부권과 청주 오송권을 아우르는 사실상 유일한 대형마트라서 폐점 이후엔는 청주나 세종 신도심까지 나가야 한다”며 “고령층이나 차량이 없는 주민들은 불편이 훨씬 크다”고 토로했다.
현재는 대전 유성점 역시 매각 후 부지 개발 가능성이 거론 중이다. 이에 지역 유통업계에선 유성점마저 문을 닫을 경우 충청권 대형마트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충북권 홈플러스 점포들은 현재까지 공식 폐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수익성과 임대료 부담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한 경영학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경영 실패라기보다 차입 인수와 자산 매각 중심의 경영 전략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형마트 폐점은 소비자 불편을 넘어 협력업체와 입점 소상공인, 지역 고용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경제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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