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옥.(사진=LG전자)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인력 조정에 나서고 있다. 가전,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그룹의 전통적인 수익 축에서 희망퇴직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희망퇴직은 정년을 앞둔 고연차 인력 중심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40대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 절차에 들어갔다. 특정 사업부가 아닌 전 영역이 대상이다. 생활가전 HS사업본부와 TV를 담당하는 MS사업본부를 포함해 조직 전반이 신청 대상에 포함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만 50세 이상 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이번에는 만 40세 이상으로 기준을 낮췄다. 연령 기준이 10년 내려오면서 일부 조직에서는 책임급 등 중간 연차 인력까지 신청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은 법정 퇴직금 외에 최대 60개월치 급여와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이 거론된다. 연령 기준이 낮아진 상태에서 보상 조건도 과거와 유사한 수준으로 제시되면서 신청 대상 범위가 실질적으로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고정비 구조를 조정하고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있다.
배경에는 사업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생활가전은 여전히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으로 평가받지만 TV 수요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전장과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은 투자가 확대되는 단계다.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인력 효율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근속 20년 이상 또는 만 45세 이상 등을 기준으로 희망퇴직을 재개했다.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3년치 급여에 해당하는 위로금이 지급되는 조건이다. 일부 직군에는 별도 기준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영업이익 517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저수익 라인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정비해왔다. 실적이 개선된 이후에도 비용 통제 기조를 유지하며 체질 개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LG화학은 매각된 사업 조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2023년 편광필름 사업을 정리했고 지난해 워터솔루션 사업을 1조4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비핵심 자산을 정리해왔다. 해당 과정에서 관련 인력에게 이동, 잔류, 희망퇴직 등 선택지를 부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매각된 사업 조직 인력을 대상으로 선택권을 부여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상대 회사로 이동할지, 회사에 남을지, 희망퇴직을 할지를 묻는 제도를 운용하는 과정"이라며 "전사 차원의 감축이나 규모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개별 기업 차원의 비용 절감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사업 재편 과정과 맞물린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영역은 축소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이 인사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40대와 일부 30대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조직의 세대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황 회복 속도와 신사업 성과에 따라 인력 운영 전략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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