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황선홍·고 유상철과 함께한 가시와 레이솔의 추억
“강인한 정신력에 기술 더해져”…한국 축구 발전 높이 평가
“한일 축구 교류로 함께 성장해야”…유소년 육성 중요성 강조
가시와 레이솔은 창단 초기인 2000년대 초반에 홍명보와 황선홍, 고(故) 유상철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활약하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당시 J리그에 ‘트리오 경계령’이 내려질 정도로 이들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가시와 레이솔의 초창기부터 리그 우승까지 함께한 타케시 와타나베는 현재 아카데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유스컵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대회 소감과 한국 축구의 과거,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타케시 와타나베 가시와 레이솔 아카데미 디렉터. /김도엽 기자 ypypp@incheonilbo.com
▲간단히 자기소개 한다면.
가시와 레이솔 유스팀을 이끌고 있는 타케시 와타나베고, 직책은 아카데미 디렉터다.
▲가시와 레이솔에 대해 소개한다면.
가시와 레이솔은 1993년 창설됐고, 1995년 일본 프로축구 리그에 가입했다. 리그 우승을 한 차례 경험했고 컵 대회도 세 차례 우승했다.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과거 홍명보, 황선홍, 고(故) 유상철 선수를 비롯해 여러 한국 선수들이 몸담았다. 한국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만큼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구단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홍명보, 황선홍, 고(故) 유상철)과 한 팀에서 뛰었는데, 당시 한국 축구에 대한 인상은 어땠는지. 현재 한국 축구에 대한 평가는.
당시 한국 축구는 정신 무장의 대명사였다. J리그에 온 한국 선수들의 피지컬과 체력도 물론 뛰어났지만 그 중 제일 높게 평가할 부분은 강인한 정신력이다. 최근에는 손흥민과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강점에 기술적 능력이 더해지면서 한국 축구가 더욱 높은 수준으로 성장했다.
24일 오후 2시쯤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 인천 2026’ A조 조별리그 첫날 경기에서 인천남고와 가시와 레이솔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김도엽 기자 ypypp@incheonilbo.com
▲일본 유소년 축구도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 일본 축구는 어떻게 발전했는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과거에는 초·중·고·대학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학원 축구 방식이었다. 당시에 클럽팀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현재는 프로 구단의 유스 시스템이 잘 정비됐고 클럽팀도 많이 늘었다. 2000년대 초부터 일본축구협회와 J리그 등 관련 기관에서도 축구의 미래를 위해 유소년 육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관련 환경에 투자를 이어왔다. 시대와 맞물리며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투자가 뒷받침 됐고, 이것이 현재 일본 축구 교육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한국도 현재 비슷한 흐름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승패와 상관없이 이번 대회에서 인상 깊게 본 팀은.
FC 미트윌란이 제일 인상 깊다. 우리 팀과 만났을 때 전반전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을만큼 경기력에서 압도당했다. 후반전에 경기를 풀어갈 방법을 찾으며 대응하긴 했지만, 전반전이 쉽지 않은 시간이라 기억에 많이 남았다.
▲가시와 레이솔이 2년 전인 2024년에도 참가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달라진 점이 있는지.
그때 당시에도 대회가 완벽하게 준비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심판들의 수준도 높아졌다고 느꼈다. 경기 중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도 냉정하게 판단하고 일관성 있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젊은 심판도 많았는데,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지난 휴식 때 유소년 선수들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서울 봉은사를 방문해 한국 절 문화를 체험했다. 홍대에 넘어가 다이소랑 올리브영도 다녀왔고, 저녁에는 삼겹살을 먹었다. 일본에서는 삼겹살을 얇게 먹는데 한국에서는 두껍게 구운 삼겹살이 매력적이었다. 아이들도 축구에서 잠시 벗어나 한국 문화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 축구를 이끄는 강호다. 양국이 더 많이 교류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성장했으면 한다. 지금은 유럽과 남미 축구가 한 단계 높은 수준에 있다고 평가받지만,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언젠가는 그 수준에 도달하고 싶다. 물론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이지만 협력을 통해 함께 발전하고, 나아가 아시아 축구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대회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힘써준 관계자들과 경기 여건을 마련해 준 인천시에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김도엽 기자 ypypp@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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