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과학

KAIST, 수소만 골라내는 초미세 분리막 개발

국내 대학 연구진이 여러 기체가 섞인 가스에서 수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초미세 고분자 분리막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수소가 이동하는 작은 공간의 개수보다 이들이 얼마나 잘 연결돼 있는지가 분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새로운 설계 기준도 제시했다.

KAIST, 수소만 골라내는 초미세 분리막 개발

원자 크기 통로 연결해 분리 성능 높여

100시간 연속 운전에도 성능 유지

국내 대학 연구진이 여러 기체가 섞인 가스에서 수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초미세 고분자 분리막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수소가 이동하는 작은 공간의 개수보다 이들이 얼마나 잘 연결돼 있는지가 분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새로운 설계 기준도 제시했다.

KAIST(총장 배충식)는 생명화학공학과 배태현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내부에 옹스트롬(Å·100억분의 1m) 크기의 수소 이동통로를 만들고 연결 정도에 따른 분리 성능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나 질소 등 다른 기체와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아 높은 순도로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작은 수소는 통과시키고 상대적으로 큰 기체는 걸러내는 ‘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분리막이 사용된다.

기존 고분자 분리막은 얇고 넓게 만들기 쉽지만 기체가 지나가는 미세 공간의 크기를 정밀하게 조절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미세한 구멍을 설계하기 좋은 다공성 소재는 결함 없이 넓은 면적으로 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기 위해 고분자 사슬을 연결하는 ‘가교제’를 이용해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었다. 고분자를 실에 비유하면 가교제는 실과 실을 잇는 매듭으로, 이를 이용해 작은 수소가 이동할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이어 고분자 내부 통로의 연결 정도를 수치화한 ‘가교 연결 완성도(BCD)’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다.

개발한 분리막의 가교 연결 완성도는 73%로 나타났다. 수소가 통과하는 속도와 질소가 섞인 기체에서 수소를 골라내는 성능도 원재료보다 함께 향상됐다. 분리막 내부에 3Å 이하의 초미세 공간이 형성된 사실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내구성도 검증했다. 100시간 동안 연속 운전해도 분리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정도도 기존 고성능 고분자 분리막보다 약 2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설계 원리를 활용하면 분리하려는 기체의 크기와 특성에 맞춘 맞춤형 분리막 개발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 정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과 천연가스 정제 등 특정 기체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분야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배태현 교수는 “고분자 내부의 연결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더 효율적인 기체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이홍주 박사가 제1저자, 최수현 연구원이 제2저자, 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