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화 미확정 속 은행권 기술 검증·제휴 병행
13일 써클 CEO 방한…USDC 발행·송금·인출 PoC 진행
은행·빅테크 기술 검증·제휴 확대…시장 대응 가속
KB금융그룹 전경./사진=KB금융그룹
국내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은행권의 사전 준비가 확대되고 있다.
기술 검증과 파트너십 구축이 병행되며 시장 선점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KB금융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기업 써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레미 얼레어가 13일 방한해 경영진과 회담을 갖는다고 6일 밝혔다.
양측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의 국내 활용, 국제결제 협력,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신규 협력보다는 기존 논의의 연속에 가깝다.
KB금융은 지난해 써클과의 협력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관리 플랫폼 ‘써클 민트 기반 기술 검증(PoC)을 진행했다.
해당 검증에서 법정화폐 입금을 통한 USDC 발행, 송금, 인출,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 등 전 과정을 시험했다.
검증 범위에는 지갑 구조, 거래 한도 설정, 비용 관리 등 운영 요소도 포함됐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닌 결제·송금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해 말 써클 주요 경영진이 방한했을 때도 별도 미팅을 통해 협력 로드맵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제도화 이전 단계에서의 사전 준비 성격이 강하다.
현재 정부와 정치권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한 ‘디지털 자산 기본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발행 주체와 규제 구조를 둘러싼 논의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조와 이른바 ‘지분 51% 룰’ 도입 여부도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제도 정비와 별도로 시장 참여자들은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기술을 시험한 데 이어 한국은행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실증사업에서 결제·정산 구조를 적용했다.
하나금융은 써클과 협력하는 동시에 두나무와 해외송금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디지털 자산 수탁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직접 발행보다 파트너십 중심 접근을 택했다. 블록체인 기업과 협력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기술 검증을 진행했으며, 기업 간 대금 결제와 증권형 토큰(STO) 거래 결제 수단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글로벌 기술 기업과 협력해 송금 시스템 API 개발과 결제망 구축을 병행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모델을 시험 중이다.
빅테크 기업들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은 결제 플랫폼과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및 사용처 확대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향후 시장은 은행의 규제 대응 역량과 신뢰 구조, 플랫폼 기업의 유통 채널이 결합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실물자산 가치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이 낮은 디지털 자산이다. 단순 거래 수단을 넘어 해외송금, 무역결제, 정산 등 다양한 금융 인프라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비이자 수익원과 결제 인프라 변화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향후 시장 전개는 제도 정비 속도와 활용처 확보 여부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가 확정될 경우 은행과 빅테크 간 협력 및 경쟁 구도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화 이전 단계에서 진행되는 기술 검증과 파트너십 구축이 향후 사업 준비 수준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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