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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PO·M&A·세컨더리로 벤처투자 회수 구조 다변화를

국내에서는 M&A 이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영진 책임을 강하게 묻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인수 후 통합(PMI)에 대한 부담도 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다. 여기에...

IPO·M&A·세컨더리로 벤처투자 회수 구조 다변화를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기업공개(IPO) 중심의 회수 구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벤처생태계 전반에서 왜곡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투자 회수 경로를 다변화하고, 이를 위해 인수합병(M&A)과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과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정연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코리아프리미엄K-자본시장특별위원회가 지난 13일 개최한 ‘벤처투자 선순환을 위한 투자회수 구조 개선 토론회’에서 이렇게 제안했다.

김 교수는 “벤처투자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IPO, M&A, 세컨더리 등 다양한 엑시트(Exit) 경로가 균형 있게 작동해야 한다”며 “현재 국내 벤처시장에서는 IPO가 사실상 유일한 회수 수단처럼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PO 편중 현상의 배경으로 높은 회수 가치 기대,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따른 낮은 상장 진입 문턱, 바이오·인공지능(AI) 등 테마주 중심의 시장 과열, 상장기업에 대한 높은 사회적 선호 등을 꼽았다.

그는 “코스닥 시장 중심의 IPO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상장시장 침체가 벤처생태계 전체 위기로 직결되는 구조”라며, “IPO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벤처투자 자금 회수 지연으로 신규 투자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수금융·모험자본 공급 체계 불충분=

김 교수는 국내 M&A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배경으로 기업 문화와 규제 환경, 금융 인프라 부족 등을 꼽았다. 국내에서는 M&A 이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영진 책임을 강하게 묻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인수 후 통합(PMI)에 대한 부담도 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인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 규제와 금융업 인허가, 공정거래 규제 등 각종 규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M&A 거래를 지원할 인수금융과 모험자본 공급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거래 구조를 설계하고 위험을 감내할 전문 금융 기반이 부족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세컨더리 시장 역시 전문 투자자층과 관련 제도가 미비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달리 ‘세컨더리 펀드’나 ‘컨티뉴에이션 펀드’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초기 투자 지분을 매입할 투자자를 찾기 어렵고, 벤처펀드 성과 평가도 IPO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세컨더리 회수가 제대로 된 투자 성과로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간 버는 회수 수단으로 IPO 활용”=

IPO 편중 구조가 투자 판단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김 교수는 “벤처투자 의사결정이 코스닥 상장 가능성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단기 성장률과 특정 테마주 편중, 기술특례 포장 등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실질 경쟁력을 가진 기업은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적자 상태에서도 높은 밸류에이션만으로 IPO를 통한 회수가 가능해지면서 사업 리스크가 일반 투자자에게 이전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행 법·제도 역시 IPO 친화적으로 설계돼 있다고 평가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적자 기업도 비교적 쉽게 상장이 가능하고, 상장 이후 관리종목 지정과 퇴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 IPO가 ‘시간을 버는 회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반면 비상장 세컨더리 시장은 K-OTC 진입 요건과 낮은 유동성, 제한적인 가격 발견 기능 등으로 거래 활성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회수시장 다변화 위해 제도 개편 필요=

김 교수는 IPO 중심의 벤처투자 회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M&A와 세컨더리 시장을 함께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벤처생태계는 IPO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증시 상황에 따라 투자 회수와 신규 투자 흐름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M&A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를 일몰형이 아닌 상시 제도로 운영해, 기업들이 중장기적인 M&A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단기적인 세제 혜택보다는 기술인력 유지와 연구개발(R&D) 투자 지속 등 사후관리 조건을 연계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책금융 역할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벤처·중소기업 인수금융과 M&A 전용 펀드, 스케일업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민간 자본이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 자금 지원을 넘어 투자·융자·자문 기능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지원 체계 구축 필요성도 언급했다.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방안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기관 및 전문투자자 중심의 ‘적격 세컨더리 레인’을 별도로 조성해 일반 투자자 중심의 K-OTC 시장과 이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비상장 주식 거래의 유동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높이고, 초기 투자자의 회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포지 글로벌(Forge Global), 카르타(Carta) 등 민간 비상장 거래 플랫폼 사례를 언급하며, 국내 역시 정책형 세컨더리 자금을 활용해 시장 초기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IPO만을 목표로 하는 현재의 벤처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M&A와 세컨더리 거래가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다층적 회수 생태계를 구축해야 벤처투자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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