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을 선보이는 모습. /AFP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를 제치고 저전력 D램(LPDDR)의 최대 사용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 붙는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서버 전체를 조율하는 LPDDR 역시 AI 핵심 메모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하나증권과 시트리니 리서치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AI 서버에 들어가는 LPDDR 용량은 올해 31억4400만 기가바이트(GB)에서 내년 60억4100만 GB로 상승할 전망이다. 내년 기준 애플(29억6600만 GB), 삼성전자(27억2400만 GB)를 합친 수치보다 높아진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은 GPU 루빈과 중앙처리장치(CPU) 베라로 구성된다. 베라 CPU에는 LPDDR 1.5테라바이트(TB)가 탑재되는데, 이는 일반 스마트폰(12~16GB)의 90배 규모다. 엔비디아는 내년 전체 LPDDR 공급 용량의 3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LPDDR은 전력 사용을 줄인 D램으로,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사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AI가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비서)’로 진화하면서, AI 데이터센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CPU에 들어가는 LPDDR의 수요도 폭증하는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뿐 아니라 구글, AMD 등 AI 칩 후발 주자들 역시 LPDDR 채택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AI 서버가 스마트폰을 제치고 LPDDR의 가장 큰 수요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 공급 부족과 이에 따른 IT 제품 가격 상승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버 업체들이 대규모 물량을 선점하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용 LPDDR 공급이 빠듯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에는 HBM을 넘어 LPDDR까지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호재”라면서도 “이미 메모리 가격 상승이 PC, 콘솔, 스마트폰 등 여러 IT 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2027년 이후에는 AI 서버 수요가 이런 압박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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