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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GPU의 엔비디아, 메모리의 한국…AI 돈줄이 삼성·하이닉스로 옮겨붙는...

미국 빅테크가 AI 모델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면, 한국은 AI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고성능 메모리 공급망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7년 글로벌 영업이익 상위권에 오를...

GPU의 엔비디아, 메모리의 한국…AI 돈줄이 삼성·하이닉스로 옮겨붙는...

AI 반도체 시장의 수익 구조가 엔비디아 독주에서 한국 메모리 기업의 이익률 재평가 국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2년 전 엔비디아는 단순한 그래픽처리장치 GPU 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의 병목을 장악한 기업으로 읽혔다. 고성능 GPU가 데이터센터 투자의 핵심 설비가 되면서 엔비디아는 제조업으로 분류되면서도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에 가까운 수익성을 보여줬다.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1분기 매출 441억달러를 기록했고, 데이터센터 매출만 391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분기 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60.5%,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비GAAP 매출총이익률은 71.3%로 제시됐다.

당시 시장이 주목한 것은 주가 상승만이 아니었다. 핵심은 “AI 인프라를 장악한 기업이 제조업의 전통적 이익률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가”였다. 엔비디아가 그 질문에 먼저 답했다면,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질문의 한국판 답안지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대, 돈은 모델만이 아니라 병목을 쥔 기업으로 흐른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를 KB증권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7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88조원, 영업이익률은 61.6%로 전망됐다. 엔비디아의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485조원으로 제시됐고,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358조원, 영업이익률 79.6%로 상위 11개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률이 예상됐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한국 반도체 기업은 단순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니라 AI 인프라 수익 사슬의 핵심 고리로 평가받게 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79.6% 영업이익률 전망은 메모리 산업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상징한다. 과거 D램과 낸드는 가격 사이클에 따라 이익이 급변하는 범용 상품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HBM은 AI 가속기와 패키지 단위로 결합되는 고부가 메모리로, 단순 물량 경쟁보다 고객 선점, 수율, 패키징, 장기 공급계약이 더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도 이미 이익 구조의 변화를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고, 반도체 DS 부문 영업이익만 53조7000억원에 달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익이 49배 증가했으며,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가 실적을 밀어 올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역시 AI 관련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 여건, 메모리 가격 상승을 실적 개선 요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삼성전자에는 역설이 남아 있다. 이익 전망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시장의 가치평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지만,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026년 5월 기준 약 5조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이 차이는 시장이 두 회사를 다르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엔비디아는 GPU, CUDA, 네트워킹,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묶은 AI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바일, 가전이 결합된 대형 제조기업 이미지가 강하다.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재평가를 더 크게 받으려면 HBM 공급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AI 반도체 생태계 안에서 고객 락인, 소프트웨어 연계, 패키징 경쟁력, 장기 공급계약의 안정성을 시장에 더 분명히 증명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방향성은 더 선명하다. HBM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입지를 확보하면서 AI 서버 투자 확대의 직접 수혜주로 부상했다. HBM은 GPU 성능을 뒷받침하는 필수 메모리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에, 고대역폭 메모리 없이는 고가의 GPU 성능도 온전히 발휘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AI 인프라 경쟁은 GPU 경쟁이면서 동시에 HBM 공급망 경쟁이 됐다.

결국 AI 시대의 산업적 증명은 “누가 가장 뛰어난 모델을 만드느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델을 돌리는 연산 장비, 그 장비를 움직이는 메모리, 전력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까지 병목을 쥔 기업이 초과이익을 가져간다. 골드러시 때 금을 캔 사람보다 곡괭이와 청바지를 판 기업이 안정적으로 돈을 벌었다는 비유가 AI 시대에도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기업의 기회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미국 빅테크가 AI 모델과 클라우드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면, 한국은 AI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고성능 메모리 공급망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7년 글로벌 영업이익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단순한 증권가 낙관론이 아니라 AI 산업의 수익 배분 구조가 하드웨어 병목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으로 끝낼 수는 없다. HBM 공급 확대가 본격화되면 가격 협상력은 변할 수 있고, 고객사의 자체 칩 개발, 중국 변수, 파운드리 경쟁, 메모리 사이클 재진입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엔비디아의 이익률이 플랫폼 지배력에서 나온 것이라면, 한국 메모리 기업의 초과이익은 공급 부족과 기술 선점이 결합된 결과다. 이 구조가 오래 지속되려면 단기 호황을 넘어 장기 계약, 차세대 제품 전환, 패키징 주도권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분명한 변화는 있다. 2년 전 엔비디아의 60%대 수익성을 보며 “제조업에서도 이런 이익률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면, 지금의 질문은 달라졌다. “한국 반도체도 AI 인프라의 핵심 병목을 쥐고 같은 수준의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다. 2027년 전망치는 그 가능성이 더 이상 먼 얘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AI 시대의 산업적 증명은 이제 엔비디아 한 회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GPU가 첫 번째 증명이었다면, HBM은 두 번째 증명이다. 그리고 그 두 번째 증명의 중심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 있다.

베타뉴스 이 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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