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최신 모델 ‘GPT-5.5’가 사이버 보안 역량 면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소스 프리뷰’와 대등하거나 일부 지표에서는 이를 능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소스만의 특별한 성능이라기보다는, AI 모델의 전반적인 능력 향상이 사이버 위협 수위를 동반 상승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AI 안전 연구소(UK AISI)는 30일(현지시간) '
GPT-5.5 사이버 보안 능력에 대한 평가
'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AISI는 2023년 영국 ‘AI 안전 정상회의’를 계기로 설립된 영국 정부 산하 전문 기관으로, 앤트로픽과의 사전 협약에 따라 비공개 모델 미소스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미소스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GPT-5.5의 능력을 비교한 것이다. 미소스에 접근한 기업이나 기관 중, 두 모델을 비교한 사례는 처음이다.
AISI는 다양한 사이버 보안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난이도 4단계에 걸쳐 95개의 세부적인 사이버 과제를 사용했다. 그 결과, GPT-5.5는 미소스에 맞먹는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고급 사이버 과제 95개에서 GPT-5.5는 전문가급(Expert) 과제에서 71.4%의 통과율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 모델인 'GPT-5.4'의 52.4%는 물론, 미소스의 68.6%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5000만 토큰 예산에서 실무자 작업 27개와 전문가 작업 21개로 구성된 사이버보안 작업 평균 성공률 (사진=AISI)
또 사람이 해결하는 데 약 12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맞춤형 가상 머신(VM) 분석 과제를 GPT-5.5는 단 10분22초 만에 완료했다. 비용도 1.73달러에 그쳤다.
고립된 과제가 아닌, 실제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공격 수행 능력을 측정했다. GPT-5.5는 32단계에 걸친 기업 네트워크 침투 시나리오에서 전 과정을 스스로 완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미소스에 이은 두번째 성공 사례다.
여기에는 초기 침투부터 자격 증명 탈취, 액티브 디렉토리(AD) 횡적 이동, CI/CD 공급망 공격, 내부 데이터베이스 탈취까지의 전 과정이 포함된다.
AISI는 GPT-5.5가 단순히 기존 코드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추론을 통해 상황에 맞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다고 분석했다.
그 예로, 실행 파일 분석 중 점프 테이블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자, 단순 오류로 치부하지 않고 동적 링크(Relocation) 기록을 조회해 실제 핸들러 주소를 찾아내는 정교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에뮬레이터를 직접 작성해 테스트하던 중 오류가 발생하자, 스스로 진단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소스가 보여준 특징과 매우 흡사하다. 미소스도 기업 네트워크 침투 시나리오에서 중간에 막히더라도 스스로 다른 우회 경로를 찾는 추론 능력을 보였다. 또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코드 구조를 분석하고 숨겨진 취약점을 찾는 역량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국가 기반 시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 공격 시뮬레이션인 ‘쿨링 타워(Cooling Tower)’ 테스트에서 GPT-5.5는 최종 단계 도달에 실패했다.
특히 모델이 실제 제어 장치를 조작하는 OT(운영 기술) 단계에 진입하기 전, 자격 증명 탈취 및 내부 정보 수집 등 초기 IT 네트워크 침투 단계에서 가로막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AI가 아직은 물리적 파괴를 일으킬 만큼 완벽한 자율성을 갖추지는 못했음을 시사한다.
AISI는 이번 실험의 결론으로 “사이버 역량의 비약적 향상은 미소스만의 돌발적인 발전이 아니라, 모델의 자율성·추론·코딩 능력이 강화됨에 따라 나타나는 광범위한 기술적 추세의 일부”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개발사의 모델들도 유사한 수준의 사이버 성능을 달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사이버 역량 향상 속도가 현재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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