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면 힐링정원… 초록 동심 켜지다
1인당 도시공원 면적 경기도내 압도적 1위
작지만 테마·개성 보유 ‘명품화 작업’ 주목
중앙공원, 큰 나비 조형물·민들레 조명 조화
가든스케이프, 시골카페 연출 지정타 명소
네이처 테라스 가든, 나무조각놀이 등 인기
찾아가는 음악회, 올 30여회 문화 감수성 UP
재즈·판소리 다채, 내달엔 공연예술축제도
과천 갈현동의 ‘가든스케이프’. /과천시 제공
오늘도 바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문원씨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들과 산책을 나선다. 시원한 옷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아내와 7살 아들도 신이 났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일주일 넘게 산책을 쉬었다가 다시 나선 터라 오늘은 더 마음이 부푼다. 문원씨 가족이 즐겨찾는 곳은 집 근처 ‘과천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밖에서 보기에는 여느 도시의 도심공원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안쪽에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공간들이 구석구석 자리해 있어 마치 ‘숨겨진 정원’ 같은 느낌이다. 공원 옆 양재천에는 잘 정비된 천변 산책로가 자리해 있어 마음이 내키면 가벼운 달리기로 몸을 풀기도 한다.
문원씨 가족은 특히 해가 진 후 어둑해질 무렵의 중앙공원 산책을 가장 즐긴다. 저녁시간의 여유로움도 좋지만, 마치 동화나라 같은 분위기를 내는 조명과 조경들 속을 거닐며 힐링하는 동안 일상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다. 일상에 쫓겨 잠들어 있던 감성이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느낌도 중독성 있는 즐거움이다. 날씨가 별로 좋지 않거나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는 저녁 산책 대신 바로 옆 시민회관을 찾아 전시회나 공연을 즐기기도 한다. 일부러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감성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은 문원씨 가족이 과천에서 찾아낸 소중한 행복이다.
■ 공원으로 도시 분위기를 바꾸다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내 ‘네이처 테라스 가든’. /과천시 제공
예전의 과천은 ‘감성’ 보다 ‘안정’이 먼저 느껴지는 도시였다. 과천의 상징과도 같던 정부종합청사, 그 앞으로 거의 똑같은 모양으로 조성된 아파트단지들과 개성 없는 도시 시설들. 그리고 밤이 되면 모두 잠든 것처럼 조용해지는 시가지가 과천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부종합청사의 주요 부처들이 이전해 나가고 원도심 재건축과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과천은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도심 속의 휴식처인 ‘도시공원’이다.
과천은 이미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이 경기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1월4일 인터넷 보도). 특히 재건축과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계속 도시공원을 조성하면서 이제는 구석구석에서 일상적으로 공원을 만날 수 있는 도시가 됐다.
이런 도시공원은 도시를 쉬게 하고 생명을 불어넣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바꾸는 ‘이미지 메이커’의 역할도 한다. 자칫 회색빛으로 채워지기 쉬운 도심에 초록색을 더하고, 새로 재건축한 아파트의 디자인과 어우러져 새로운 도시경관을 연출한다.
도시에 사는 시민들에게도 공원은 아파트에 갇혀있지 않고 밖에서 건강하게 활동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낮에도 밤에도 고즈넉하던 과천이 이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가족·연인들이 감성과 건강을 찾아 움직이는 활력있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 조명과 조경으로 채운 감성
과천 중앙공원 내 경관조명. /과천시 제공
과천은 도시 규모가 작은 만큼 도시공원도 다른 대도시들 보다 크기가 작은 편이다. 그래서 과천시는 이들 공원이 규모 보다 가치로 빛날 수 있게 하는 ‘명품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좋은 공원은 단순히 나무가 많고 꽃이 많이 피는 공원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구석구석 테마가 있고, 주변과 잘 조화된 조경과 아름다운 조명이 있는 공원이 요즘 명품 공원의 트렌드다.
과천의 공원들은 하나하나 테마와 개성이 있다. 문원씨가 즐겨찾은 중앙공원은 과천 중심부의 메인 공원답게 오랫동안 잘 가꿔진 숲과 구석구석 다양한 시설과 색다른 조경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시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습은 마치 ‘헨젤과 그레텔’ 동화속을 걷는 듯한 야간 모습이다. 우거진 숲 사이를 걷다보면 커다란 나비 조형물을 만나기도 하고, 숲속의 조그만 오두막을 만나기도 한다. 반딧불이 공모양으로 모여 나무들 사이에 떠 있는 듯한 조명을 만나기도 하고,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민들레 모양의 커다란 조명도 등장한다. 과천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인 ‘보테닉 가든’은 큰 수목들과 작은 초화류가 잘 어우러지도록 배치하고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 식물의 형태와 정원 경관이 돋보이도록 연출했다”면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조명으로 편안하면서도 감성적인 공간에서 시민들이 힐링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현동 율목초·중학교 인근에 지난 5월 문을 연 정원 ‘가든스케이프(Garden Scape)’는 요즘 지식정보타운 주민 및 기업 직원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곳은 허브가든과 감성적인 카페를 테마로 한 작은 공원인데, 입구에 카페 모양의 구조물을 놓고 다채로운 꽃과 초목들 사이로 구석구석 벤치와 파라솔을 배치해 마치 외곽의 아름다운 시골카페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더 분위기가 살아나는 지정타의 ‘감성 1번지’다.
갈현동 갈현초등학교 옆 ‘네이처 테라스 가든’도 감성 넘치는 도시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다. 학교 옆 작은 공지를 자연속 테라스를 테마로 아담한 도시공원으로 꾸몄다. 저녁이면 가족들이 찾아와 그림을 그리고, 나무조각 놀이를 하며 어릴적 감성을 되살린다.
■ 해가 지면 낭만이 찾아온다
과천의 대표 축제인 과천공연예술축제에서는 저녁마다 낭만 넘치는 공연이 이어진다. 사진은 지난해 과천공연예술축제 공연. /과천시 제공
조경과 조명이 어우러진 공원이 시민들의 ‘감성’을 살려주는 하드웨어라면, 저녁무렵 도심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는 시민들에게 잃었던 ‘낭만’을 되찾아주는 소프트웨어다. 과천은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데, 이벤트성 대형 공연보다 품격을 높이는 작은 공연을 각 장르별로 다양하게 준비해 시민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채우고 있다.
특히 무대가 잘 갖춰진 시민회관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뿐 아니라 보다 시민들 가까이 찾아가거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이벤트 등도 알차게 운영한다. 대표적인 것이 시민들의 일상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누구나 쉽게 공연을 즐길 수 있게 기획한 ‘찾아가는 음악회’다. 아파트 단지는 물론 어린이집, 복지관, 종교시설, 관내 입주기업 등 어디든지 찾아가 낭만을 선사한다. 올해에만 30여회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른 도시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품격있는 공연도 과천의 낭만을 깨운다. 지난 6월 관악산 보광사에서 열린 ‘산사음악회’, 이달초 무대에 오른 ‘재즈로 푸른 밤’과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술피리’, 가족 판소리극 ‘긴긴밤’ 등이 그런 공연이다. 다음달 18~20일 개최되는 과천의 대표 축제 ‘과천공연예술축제’ 기간에도 저녁마다 낭만 넘치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마련돼 도시의 밤을 낭만으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안양/박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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