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독립·탄소중립 목표 가속…핵융합·차세대 원자력 기술 ‘속도전’ 돌입
AI 생성 이미지
유럽연합(EU)이 핵융합과 차세대 원자력 기술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19일(현지시간) ‘유라톰 연구·훈련 프로그램(Euratom Research and Training Programme)’의 2026~2027년 작업 프로그램을 채택하고, 총 3억 3000만 유로(약 57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원자력 연구와 혁신을 포괄하며, EU의 대표 연구개발 프레임워크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핵융합에 2억2200만 유로 집중...“실험실에서 전력망으로”
EU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핵융합 분야에 가장 큰 비중을 배정했다. 총 2억2200만 유로를 투입해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던 핵융합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핵심 추진 과제로는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공공·민간 파트너십(PPP) 구축,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혁신 프로그램 확대, 기초 연구 및 전문 인재 양성 강화,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이 포함된다.
EU는 장기적으로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전력망에 연결해 안정적이고 청정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원자력 분열·SMR·핵의학까지…전방위 기술 투자
핵분열 분야에는 1억800만 유로가 투입된다. 연구는 방사성 폐기물 관리, 방사선 보호, 원자력 소재 혁신 등 안전성 중심으로 진행된다.
또한 기존 원전의 장기 운영 안전성 확보를 비롯해 소형모듈원자로(SMR), 차세대 원자로, 핵연료 기술 개발도 주요 과제로 포함됐다.
핵의학 분야에서도 투자가 이뤄진다. EU는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지원해 차세대 치료 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EU는 2050년까지 전력 수요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그램은 청정·저탄소 에너지 기술을 ‘유럽 내 생산(Made in Europe)’ 기반으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넷제로 산업법(Net-Zero Industry Act), 청정 산업 협약(Clean Industrial Deal), 원자력 설명 프로그램(PINC), SMR 전략 등과 연계돼 추진된다.
EU는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재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마리 퀴리(Marie Skłodowska-Curie)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자를 지원하고, EU 전역 230개 이상의 원자력 연구 시설에 대한 개방형 접근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연구자들의 유럽 연구 공간(European Research Area) 참여를 확대해 국제 협력도 강화한다.
에카테리나 자하리에바(Ekaterina Zaharieva) EU 스타트업·연구·혁신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에너지 독립, 경쟁력 확보 및 탈탄소화에 핵심적인 혁신적인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의 안전성 확보와 핵융합 에너지 개발 가속화를 위해 연구자, 산업계, 스타트업, 규제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핵융합 기술을 연구실에서 전력망으로 가장 먼저 이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우수한 과학 기술이 혁신과 산업적 적용으로 원활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기술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핵융합과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차세대 에너지 시장의 핵심 기술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의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확보는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융합과 SMR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EU 역시 연구개발, 산업화, 인재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며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동시에, AI 시대의 전력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정책을 넘어, AI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에너지 기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이 유럽의 에너지 구조 전환뿐 아니라, AI와 청정에너지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며 글로벌 기술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