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 투자광고 관련 미흡 사례 중 일부 (자료=금융감독원·금융투자협회)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순자산 규모가 42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급성장의 이면에는 과장광고 논란이 그늘처럼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종가 기준 국내 ETF 시장 상장 종목은 1095개이고, 순자산총액은 419조93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5일 300조원을 돌파한 이후 108일 만에 12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양적 성장 이면에는 과열된 광고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제도 정비에 나섰다.
◆액티브 ETF 100조 돌파…몸집 키운 ETF, 마케팅 경쟁도 심화
특히 액티브 ETF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 ETF 순자산은 23일 종가 기준 103조4243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1년 전 65조3201억원에서 58.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F 45개 가운데 20개가 액티브 상품으로 전체 신규 상장의 절반에 육박한다. 올해 신규 상장된 액티브 ETF 20개 가운데 16개가 주식형으로 채권형 중심이던 기존 흐름에서 벗어나 특정 업종과 테마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양상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금융투자회사 간 광고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주식 순매수가 올해 1~3월에만 26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투자 열기가 이어지면서 일부 금융투자회사 광고에서 의무 표시사항 누락, 허위·과장 표현 등이 확인되고 있다.
현재 관련 법령 및 협회 규정에서 금융투자회사의 투자 광고 기준과 절차를 명시하고 있으나 소셜미디어·유튜브 광고, 핀플루언서를 활용한 홍보 등 새로운 마케팅 방식의 등장으로 규정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회사 자체 채널과 핀플루언서를 통한 광고의 심사체계와 내부통제가 미흡해 허위·과장 광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유튜브 등 광고 환경이 폭발적으로 변했으나 기존 규정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갑자기 문제가 됐다기보다 환경 변화를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금투협, 광고제도 개선 TF 출범…과장광고 제재 본격화
앞서 하나자산운용은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 홍보 과정에서 스페이스X 비상장 주식을 직접 편입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광고 문구를 사용해 금감원 현장점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운용은 해당 광고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하고 관련 TRS(총수익스왑) 계약도 자진 철회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점검은 3~5일간 적정성을 보는 간소화된 절차로 위법사항 발견 시 검사로 전환된다. 현재까지 검사 전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문제 사례로 지목한 광고 유형은 이보다 광범위하다. 커버드콜 ETF의 '연 15% 프리미엄 수익 목표', '약 17% 분배율 기대' 등 실현되지 않은 목표 수익률 표시, 배당투자에 대해 '따박따박 월세 같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익보장 오인 표현, '글로벌 1위' 등 출처 없는 최상급 표현 사용, 수수료 등 의무표시사항 누락이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핀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에 대한 심사체계와 내부통제 미흡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23일 증권사 6개사, 자산운용사 5개사 등 업계와 공동으로 광고제도 개선 TF 첫 회의를 열었다. 서재완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근 허위·과장 소지가 있는 광고가 일부 발생하고 있어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련의 사태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
금감원과 금투협은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등 협회 내규를 현행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며 3분기 중 최종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협회 사전 심사 대상 확대 등 심사절차 개선과 회사 자체 심사 관련 내부통제 강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시장에서도 광고 제도 정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광고 관련 기준이 없는 지금 상황이 오히려 더 문제"라며 "무조건 수익이 날 것이라는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되면서 허위·과장 광고에 취약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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