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이 전력반도체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을 바탕으로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자동차용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8인치 파운드리 업황이 저점을 지나 회복 구간에 진입한 점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8일 공시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746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2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7%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수요 둔화와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 구조가 다시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은 전력반도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 효과가 본격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산업용 전력관리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용 고전압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했고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개선됐다. 전력반도체는 공정 난도와 신뢰성 요건이 높아 가격 경쟁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다. 범용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고부가 제품 비중을 끌어올린 전략이 수익성 회복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가동률 회복도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의 8인치 생산라인 가동률은 1분기 기준 90% 중후반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8인치 공정은 신규 증설이 제한적인 특성이 있어 수요가 회복되면 가동률이 빠르게 상승한다. 이는 고정비 부담을 낮추며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졌다. 업황 저점 통과와 제품 믹스 개선이 맞물리면서 수익 체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전력반도체 수요 기반 역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범용 전원 관리용 칩 중심에서 고전압·고효율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으며 전기차 인버터·온보드차저, 산업용 모터 구동 장비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도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했다. AI 서버는 전력 소모가 큰 구조여서 전력 변환 효율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고전압 BCD 공정 기반 전력관리칩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8인치 파운드리 업황이 저점을 지나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첨단 로직 공정이 IT 기기 수요에 크게 좌우되는 것과 달리 8인치 기반 전력·아날로그 반도체는 산업·자동차 수요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설 기조가 이어질 경우 전력반도체 중심의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관건은 ASP 방어와 가동률 안정성이다. 8인치 설비 공급이 단기간에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가 이어질 경우 수익성은 일정 수준 유지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자동차 수요 변동성, 고객사 재고 조정 속도는 단기 변수로 남는다.
DS투자증권 이수림 연구원은 "1분기 221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2분기 단가 협상에서 ASP 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간 가동률은 98%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 연결 기준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이익 3080억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DB하이텍 관계자는 "향후 전력반도체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해외 고객 기반 확대와 차세대 전력반도체 개발 및 양산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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