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입 이후 경제 영향’ 분석
농축산물 검역조치 약화 등 우려
전농 “식량 주권 내주는 것” 비판
▲CPTPP(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일본, 캐나다, 호주 등 여러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회원국 간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고 교역을 확대하자는 경제협정. 2018년 출범해 현재 12개국 참여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면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8%포인트 증가하고 제조업 생산은 15년간 연평균 최대 6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시장 개방에 따라 농수산임업 생산이 연평균 8500억원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농수산업계에선 비관세 장벽까지 완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농지에 남아 있는 농민이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산업통상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는 산업연구원·농촌경제연구원·해양수산개발원 등과 함께 진행한 CPTPP 가입 관련 경제 영향분석 잠정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CPTPP는 일본 주도로 2018년 출범하여 12개국이 가입한 다자간 경제협정으로 회원국 간 대부분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은 2021년 말 CPTPP 가입 추진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화했고, 이번 정부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CPTPP 가입에 따른 거시경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CPTPP 발효 10년 후 한국의 실질 GDP는 가입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0.3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관세 변화에 따른 영향만 분석한 것으로 역내 공급망 참여 확대 등을 포함하면 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산업별 희비는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발효 후 15년간 연평균 6조3000억~6조7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에선 이 중 1조1000억~1조2000억원의 생산 증가가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농수산임업은 CPTPP 발효 이후 15년간 매년 평균 총 8523억원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15년간 총 12조7845억원의 생산이 줄어드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농업은 매년 7100억원, 수산업은 817억원, 임업은 606억원의 타격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웃지만, 그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도 피해를 봐왔던 농업의 경우 CPTPP 가입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전국 60여개 농수산임업 단체와 만나 간담회를 했다. 해수부도 29일 CPTPP 관련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만약 가입이 결정되면 농업인의 피해에 걸맞은 충분한 보완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보완대책의 세부 내용은 농업계와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어민들은 CPTPP 가입을 막아서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피해가 가장 큰 농업계에선 앞으로 관세는 물론 비관세 장벽도 낮아져 타격을 입을까 우려했다.
CPTPP 가입국은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과 FTA를 체결한 만큼 농업인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입할 실익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검역조치인 위생·식물위생 조치(SPS)가 대표적이다. FTA의 경우 가령 병해충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국가의 농축산물 수입이 금지되지만 CPTPP에선 병해충 문제가 생겼다 하더라도 발병지와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은 수입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사과, 배 등이 특히 피해가 크고 축산과 낙농업도 피해가 클 것”이라며 “5조원의 추가 이익을 위해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CPTPP까지 되면 남아 있는 농민조차 계속 농사짓기 어려운 조건이 마련될 수 있다”며 “800조 국가재정에 수천억달러의 수출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조원의 이득을 위해 식량 주권을 내주는 것이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 농수산임업 75개 단체가 가입된 ‘CPTPP 가입 저지 농림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달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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