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 등 갈등 불씨 아직 남아 … 법사위 논의 과정 변수로
최민희 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인공지능(AI)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특별법’(AIDC 특별법)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문턱을 넘었다. 전력구매계약(PPA) 등 규제 완화 수준을 둘러싼 여야 및 부처 간 이견 속에서도 상임위는 일단 법안을 통과시키고 후속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14일 국회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안(대안)’과 ‘국가 연구 데이터 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AIDC 특별법은 국가 차원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력 공급 체계 정비, 인허가 절차 간소화, 입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회의에서는 법안의 ‘처리 속도’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시점이 투자 유치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법 시행 시기를 기존 1년에서 9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이 반영됐다.
한민수 의원은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결국 시간 싸움”이라며 “같은 인프라라도 1년 뒤 가동되는 것과 5년 뒤 가동되는 것은 전혀 다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법 시행은 다수 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법이 하루라도 빨리 시행돼야 한다는 점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부처 협의와 실무 절차를 최대한 서둘러 9개월 내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력 확보 방안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AI 패권 경쟁의 본질을 ‘전력 확보 경쟁’으로 규정하며,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전) 확대부터 민간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까지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일본과의 해저 전력 케이블을 통한 협력 가능성도 언급됐다.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전력과 규제라는 이중 장벽이 AI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가스발전소를 직접 건설하고, 원전과의 전력 직거래, SMR 투자까지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PPA 특례 시행령을 마련할 때 원전을 포함한 모든 발전원이 실질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SMR 역시 민간 투자 유인을 위해 PPA 특례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야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국민의힘)은 “AI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만 둘 수 없는 만큼 지역 분산이 필요하다”며 “특히 남해안을 중심으로 일본 규슈 지역과 해저 케이블을 통한 전력 협력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고 일조량 시간대도 한국보다 길어 에너지 활용 여건이 다르다”며 “이러한 차이를 활용한 전력 협력 모델이 데이터센터 글로벌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전력 특성과 정책적 우선순위를 고려할 때 한일 간 전력 공유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향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단계에서의 변수도 거론됐다. AIDC 사업자가 한국전력공사를 거치지 않고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기요금을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PPA 특례를 두고 과기정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부처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법사위에서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종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향후 AI 수요가 폭증할 경우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우선 배분하면서 산업 간 전력 분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 상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가 법사위에서 이견이 발생하면 오히려 입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단계에서 전력 공급 자체가 핵심 문제가 아니라면 보다 전향적인 검토를 통해 상임위에서 충분히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속도를 내기 위한 결정이 오히려 전체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과방위는 상임위 통과 이후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은 “법안이 과방위를 통과한 이후 법사위 단계에서 부처 간 이해관계로 지연되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상임위에서 마련한 안이 그대로 신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랜 기간 논의를 거친 만큼 정부가 이를 신뢰하고 끝까지 책임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과방위는 고광헌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방미심위가 정치권력에 종속된 검열기구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민주당 주도의 개편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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