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AI발 감원 본격화..인력 줄이기 앞서 ‘업무 리스트’ 먼저 손본다

AI발 구조조정의 기준이 ‘인원’에서 ‘업무’로 이동하고 있다.20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들이... 한 IT업계 관계자는 “AI 구조조정의 핵심은 몇 명을 줄이느냐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다시 배치하느냐”라며...

AI발 감원 본격화..인력 줄이기 앞서 ‘업무 리스트’ 먼저 손본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최근 만난 한 기업 임원은 “AI로 대체 가능한 업무를 기준으로 인원 감축을 논의하는 회의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제 어느 부서를 줄일지보다 어떤 업무를 사람이 계속 맡아야 할지를 먼저 계산해 본다. AI발 구조조정의 기준이 ‘인원’에서 ‘업무’로 이동하고 있다.

20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들이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 도입을 계기로 인력 운용 방식을 다시 보고 있다. 과거 구조조정은 부서나 직무 단위 감원에 집중됐다. 최근에는 직무 안의 세부 업무를 쪼개 AI 대체 가능성과 생산성 개선 효과를 따진다.

반복 업무와 지원 업무는 AI와 로봇으로 넘어간다. 판단과 조율이 필요한 업무는 핵심 인력이 맡는다. 기업은 인력 감축을 단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업무 재배치의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

AI 도입에 따른 업무 재배치 개념도. (이미지=챗GPT 생성)

감원 기준 바뀐다..직무 아닌 ‘업무 단위’가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업무 목록이다. 직원 한 명이 맡던 일을 세부 업무로 쪼갠 뒤 사람이 맡을 일과 AI에 넘길 일을 가른다. 같은 직무 안에서도 시장 자료 수집, 회의록 정리, 초안 작성은 자동화 대상이 될 수 있다. 최종 판단과 이해관계 조율은 사람의 영역으로 남는다.

해외에서는 이미 인력 계획에 반영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AI와 자동화 도입을 확대하며 2030년까지 7000명 이상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감축 대상은 주로 후선 조직과 지원 조직이다. 은행 측은 낮은 부가가치 업무를 기술로 대체하는 전환이라고 설명한다.

먼저 자동화 대상에 오르는 것은 표준화된 업무다. 문서 처리, 데이터 정리, 내부 관리, 지원 업무가 대표적이다. 고객과 직접 맞닿은 고난도 업무보다 반복 업무가 먼저 압박을 받는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은 향후 제조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현대차)

사람·AI·외주·로봇으로 쪼개지는 일자리

일부 기업은 기존 인력을 AI 중심 조직으로 옮기고 있다. 메타는 2026년 5월 AI 클라우드 인프라와 내부 AI 에이전트 조직을 중심으로 7000명 이상을 이동시키는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AI가 일자리를 줄이는 동시에 새 업무도 만들고 있는 셈이다. AI 인프라, 자동화 도구, AI 에이전트 운영, 데이터 관리, 모델 검증 등이 새 핵심 업무로 떠오르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로봇이 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고위험 업무와 반복 업무 자동화에서 시작한다. 이후 더 복잡한 작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흐름이다. 은행권은 영업점 인력 배치와 문서 심사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제조업은 설비 모니터링과 생산 계획 수립에 AI 활용을 늘린다. 사무직 업무에서는 회의록 작성, 보고서 초안, 자료 조사가 챗봇과 코파일럿으로 넘어가고 있다.

남는 일은 고숙련..반복 업무는 자동화로

AI 감원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트너는 2026년 5월 발표에서 자율기술을 도입하거나 시범 운영 중인 조직의 약 80%가 인력 감축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감축이 투자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감원 규모가 아니라 업무 재설계다.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는 AI와 로봇으로 이동한다. 사람에게 남는 일은 판단, 책임, 설계, 조율, 검증 같은 고숙련 영역으로 모인다.

반복 업무 비중이 큰 직무는 자동화 압박을 받는다. 반면 AI를 활용해 더 많은 일을 처리하는 인력은 생산성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AI 구조조정의 핵심은 몇 명을 줄이느냐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다시 배치하느냐”라며 “AI를 도입한 기업 간에도 업무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산성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