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AI 데이터센터 우리 동네엔 안 돼”
젊을수록 찬성, 나이 들수록 반대 뚜렷
반대 여론, 시의회 교체·건설 중단으로 번져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에 불이 붙고 있는 가운데 정작 미국 주민 절반 가까이는 데이터센터가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찬성 38% vs 반대 47%… 아파트보다 더 싫다
6일(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글로벌 리서치 기업 입소스가 지난해 말 미국 주민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거주지 인근 AI 데이터센터 신설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 응답은 38%에 그쳤다. 다가구 주택이나 신규 아파트 단지, 복합개발 시설보다도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난 결과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빅테크·클라우드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보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수혜자가 누구냐”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일자리를 일부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주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세대별 온도 차도 두드러졌다. 밀레니얼 세대의 50%, Z세대의 48%가 지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반면, X세대는 38%, 베이비붐 세대는 22%에 머물렀다. 젊을수록 AI 인프라에 우호적인 경향이 뚜렷했다.
정치 성향별로도 차이가 갈렸다. 공화당 지지자 중 49%가 찬성한 데 비해 민주당 지지자는 36%에 그쳤다. 공화당 우세 지역이 상대적으로 농촌·저개발 지역이 많아 일자리 창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주거 형태별로는 주택 소유자(39%)가 임차인(36%)보다 찬성 비율이 소폭 높았다.
반대 여론, 선거판까지 흔들어
우려스러운 점은 반대 여론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대목이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지지했던 시의회가 선거에서 물갈이되거나 일부 지방의회가 건설 일시 중단 조치를 내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AI 기업과 임직원을 향한 극단적 폭력 사례도 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된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 중개 서비스 기업 레드핀이 의뢰했다. 레드핀은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을 놓고 불만을 토로하는 주택 소유자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어왔다고 밝혔다.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스카운티에서 활동하는 한 부동산 중개인은 주민들이 “카운티 당국이 장기적인 지역사회 삶의 질을 주민에게 직접 이익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와 맞바꾸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반감은 AI 산업 전반을 향한 불신과도 맥이 닿아 있다. AI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과 달리 실제 수혜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기업 생산성 개선 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데다 AI 운영 비용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이익을 거두는 쪽은 AI 개발사와 반도체 업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붐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물음표는 당분간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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