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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도 가고 SI가 온다?

지난 9월 25일 백악관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대신 ‘SI(Super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AI도 가고 SI가 온다?

[충청칼럼] 김헌일 청주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지난 9월 25일 백악관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대신 ‘SI(Super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다만 이때 사용된 SI는 학술적으로 말하는 superintelligence(초지능)와는 의미가 다르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AI 개발에 가장 앞선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이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내용의 의미는 실제 SI 개념과는 다르며, 이는 기존 AI를 SI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려는 정책적 명칭 변경에 가깝다. 양국은 SI의 위험과 이익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고,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통할 수 있는 양자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을 AI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인간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합의로 확대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학술적으로 말하는 SI(Super Intelligence, 초지능)는 과학 연구, 문제 해결, 전략 수립, 창의성 등 대부분의 인지 영역에서 인간보다 훨씬 높은 능력을 가진 지능 개념이다.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AI가 그림, 음악, 계산 등 특정 업무에 특화된 인공지능이라면, SI는 분야를 넘나드는 범용성을 갖는다. 아인슈타인, 베토벤, 처칠처럼 각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능력을 가진 인간들을 합쳐 놓은 것보다도 광범위한 인지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지능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흔히 ASI(Artificial Superintelligence, 인공초지능)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가정된 SI가 인간의 인지 능력을 크게 능가한다고 해도 현실 세계의 모든 일을 무한한 속도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로 건설이나 반도체 생산처럼 물리적 과정이 필요한 작업은 시간과 자원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러 전문 영역을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다룰 수 있다면 업무 수행의 효율성은 크게 높아질 수 있지만, 아무리 뛰어난 지능이라도 목표가 잘못 설정된다면 그것이 반드시 인간에게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다. 인간보다 더 깊고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초지능이 가능하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가설일 뿐 실제 실현 여부는 알 수 없다. AI의 성능이 향상되는 과정에서도 예측하지 못한 오류와 새로운 위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통제하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학술적 의미의 SI는 등장하지 않았다. 개념의 정의와 판단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도 알 수 없고, 반도체와 전력 공급 같은 물리적 제약도 존재한다. 더욱이 안전 관련 제도와 시스템은 기술 혁신의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SI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에서 어느 국가가 먼저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은 낮다.

최근 한 교육대학의 입시 면접에서 ‘초등교육 현장에서 AI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10여 년 전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이야기했고, 초·중등학교에서도 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학생들이 졸업할 무렵에는 새로운 AI 기술이 등장했을 만큼 변화의 속도는 빨랐다. AI의 변화조차 따라가기가 벅찬데 이제는 SI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등장했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등장할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렇다면 교육이 좇아야 할 것은 끊임없이 바뀌는 기술의 이름이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사고력과 판단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이어야 한다. 기술이 빠르게 변할수록 교육은 오히려 본질(本質)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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