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AI가 전력까지 삼켰다…데이터센터發 '발전소 내재화' 경쟁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글로벌 전력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전력 소비 증가를 넘어 전력 확보 능력 자체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전력망·발전소·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AI가 전력까지 삼켰다…데이터센터發 '발전소 내재화' 경쟁

AI 데이터센터 확산이 글로벌 전력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전력 소비 증가를 넘어 전력 확보 능력 자체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전력망·발전소·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칩이 아닌 '전력'이 AI 산업의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르며 에너지 산업 전반의 판이 다시 짜이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력망 한계 현실화…데이터센터 40% 건설 차질

AI 확산은 전력 수요 구조를 바꾸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약 415TWh(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일본 전체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데이터센터가 '대형 전력 소비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선진국 전력 수요 증가분의 2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데이터센터가 향후 전력 수요 증가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AI 산업 성장은 곧 전력 산업 성장과 직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수요 증가 속도를 기존 전력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약 40%가 전력 인프라 부족과 공급 지연 등의 영향으로 건설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 기준 수백 MW(메가와트)급 전력을 필요로 하는 반면 송전망과 변전 설비 확충에는 수년이 소요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 당국이 데이터센터에 자체 전력 공급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부담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메인주에서는 20MW 이상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며 전력 인프라 부담이 정책 이슈로까지 확대됐다.

AI 산업의 병목이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체코 원전. 사진=연합뉴스

원전·연료전지까지…빅테크 전력 확보 전면전

이 같은 구조 변화는 기업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에는 전력회사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직접 전력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망 연결 지연과 비용 상승이 현실화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발전소 투자 ▲온사이트 발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력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간헐성이 높은 재생에너지 단독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오라클은 이달 연료전지 기업과 협력해 최대 2.8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 확보에 나섰다. 단일 기업 기준 발전소에 준하는 수준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을 자체 공급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약 5GW 규모의 가스 기반 전력 확보에 나서며 전력 안정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과 아마존은 전력회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전력 공급망을 직접 구축하고 있으며, 메타는 6GW 규모 원전 전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최대 민간 원전 수요자로 부상했다.

아마존은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고 있으며, 구글은 소형모듈원전(SMR) 투자에 나서며 미래 전력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전력이 더이상 조달 가능한 외부 자원이 아니라, 기업이 직접 확보해야 하는 핵심 생산요소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셔터스톡

전력 인프라 투자 폭증…요금 상승 압박 현실화

전력 수요 급증은 막대한 투자 확대도 동반하고 있다.

미국 주요 전력회사들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대응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조4000억달러(약 1900조원)를 전력망 확충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준으로 전력 인프라가 AI 시대 핵심 투자처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전기요금 상승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전력요금이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상승하며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소비자 교육 비영리 단체인 파워라인즈(PowerLines)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 전기요금은 2021년 이후 이미 약 40% 상승했으며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현재까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뉴욕포스트는 약 8000만명의 미국인이 공과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식료품이나 의료비와 같은 필수품을 포기하면서까지 집의 전기세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력 수요 폭증은 전력망, 발전소, 에너지 공급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력 확보 능력이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에너지 산업은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반 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