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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가 삼킨 산업지도②] "전기가 돈이다"…AI 시대, 돈은 '칩·전력'으로...

인공지능(AI)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영역에서는 기존 수익모델이 흔들리는 반면, 반도체·전력·클라우드 등 인프라 산업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AI가 삼킨 산업지도②] "전기가 돈이다"…AI 시대, 돈은 '칩·전력'으로...

[뉴시안= 이태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영역에서는 기존 수익모델이 흔들리는 반면, 반도체·전력·클라우드 등 인프라 산업은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돈의 흐름’을 재편하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AI가 바꾸는 산업지도’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울리 호만(Ulrich Homann)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이 지난해 10월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에이전틱 AI를 통한 더 스마트한 에너지: 데이터센터 전력 관리의 재정의'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수도권의 한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서버 장비보다 먼저 논의되는 것은 전력 공급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를 늘리는 것보다 전기를 확보하는 게 더 큰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관계자는 “GPU 확보보다 더 어려운 게 전력 계약”이라며 “전기를 못 구하면 사업 자체가 멈추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AI 시대에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구동하는 자원은 오히려 부족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출발점에는 에이전틱 AI가 있다. 기업들은 점차 외부에서 완성된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보다, AI를 활용해 필요한 기능을 직접 구현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 글로벌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사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AI가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사스포칼립스’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SaaS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스포칼립스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아포칼립스(종말)의 합성어로, AI 에이전트의 발전이 기존 SaaS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를 가리키는 용어다.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SaaS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떨어지는 이유는 단순한 금리 문제가 아니라, 제품 자체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각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이를 ‘붕괴’가 아닌 ‘진화’로 본다. 기존 SaaS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AI를 내재화한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수혜를 보는 것은 인프라 산업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는 인프라 산업이다. 특히 반도체는 핵심 수혜 산업으로 꼽힌다. AI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는 결국 연산 경쟁이며, 이를 결정하는 건 메모리”라며 “HBM을 확보한 기업이 산업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산업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운영하려면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이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구조여서, 전력 확보 여부가 사업 확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한 곳이 중소 도시 하나 수준의 전력을 쓰는 경우도 있다”며 “AI 확산은 곧 전력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가 부가가치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가치의 핵심이 되고 있다. 산업 구조가 단순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 변화 속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AI 투자를 확대할수록 비용 부담은 커지지만, 기존 수익모델을 얼마나 유지하거나 확장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승자는 기술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그 기술을 구동하는 자원을 확보한 기업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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