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으로 인력 감축한 기업 68% "재고용 중"
비용 절감은커녕 API 유지비·기술 부채만 쑥
/AI 나노 바나나 생성
미국 테크 업계를 휩쓸었던 'AI(인공지능)발 인력 감축'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AI가 개발자의 업무를 완벽히 대체해 인건비를 대폭 줄여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생성형 AI가 양산한 코드의 품질 저하와 천문학적인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유지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결국 막대한 '기술 부채(Technical Debt)'를 수습하기 위해 해고했던 인력을 부랴부랴 다시 채용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다수의 IT 기업들이 AI 도입을 이유로 단행했던 해고를 후회하며 대대적인 재고용(Rehiring)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HR 매체 'HRD 아메리카'가 인용한 케어마인즈(Careerminds)의 최신 리포트에 따르면, AI 활용을 전제로 인력을 감축했던 기업의 약 68%가 이미 직원을 다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절감을 목표로 사람을 내보냈지만, 오히려 응답 기업의 31%는 해고 후 재고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인력을 유지할 때보다 더 큰 재무적 손실을 입었다고 답했다.
이러한 '해고 부메랑'의 핵심 원인은 AI 모델의 실무적 한계와 숨은 청구서에 있다.
초기 경영진은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등 AI 코딩 어시스턴트가 인간 개발자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맹신했다. 하지만 막상 실무에 전면 적용해 보니 AI가 생성한 이른바 'AI 슬롭(AI Slop·AI가 만든 쓰레기 데이터)'이 누적되면서 시스템의 안정성이 크게 훼손됐다.
여기에 높은 수준의 AI 모델을 호출하고 유지하는 API 비용마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AI를 통한 비용 혁신'은 환상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도 궤를 같이한다. 가트너(Gartne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조직들이 AI의 한계와 마주하면서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결국 다시 인간 인재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며, AI를 이유로 인력을 줄인 기업의 절반(50%)이 오는 2027년까지 결국 비슷한 직무의 직원을 다시 뽑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리서치 기관 포레스터(Forrester)의 분석에서도 인력 감축을 단행한 고용주의 55%가 "AI 때문에 해고한 것을 후회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초기 섣부른 감원 결정이 결국 기업의 핵심 경쟁력과 전문성 유출로 이어졌다는 뼈아픈 자성이다.
미국 현지 해커뉴스(Hacker News) 등 실무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두고 "AI 시대의 가장 큰 아이러니"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AI가 인간을 멋지게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AI가 어질러 놓은 코드를 청소하고 엉망이 된 프로젝트를 정상화하기 위해 인간이 다시 불려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미국 테크 업계의 이 같은 촌극은 인건비 절감이라는 맹목적인 목표만으로 AI 트렌드에 섣불리 올라타려는 국내 산업계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던진다"며 "AI는 만능 치트키가 아니라, 결국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도구라는 점이 시장에서 증명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홍세기 기자 seki4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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