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점검·방사선 작업·해체 로봇 투입 확대
원전 로봇 연구센터 설립 차세대 기술 개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원자력발전소 현장에 로봇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발전소 점검과 방사선 작업, 원전 해체 등 고위험 작업에 로봇이 투입되면서 원전 안전관리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회천)은 다양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며 작업자의 방사선 노출을 줄이고 발전소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한수원은 발전소 점검과 방사선 작업, 원전 해체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원전 특수 환경에 맞춘 맞춤형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면서 원전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한수원은 2013년부터 원전 현장에 적용 가능한 로봇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원자로와 연료 저장조 검사 로봇을 시작으로 냉각해수 배관 점검 로봇, 고선량 방사선 폐필터 수거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 실제 발전소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기술 개발은 원전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 위험을 줄이고 밀폐 공간이나 고위험 지역의 점검을 원격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중 점검 로봇 ‘누비다(NUVIDA)’다. 이 로봇은 원전 내 수조 구조물을 원격으로 점검하는 장비로 잠수부 대신 투입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점검을 수행할 수 있다.
고성능 수중 카메라와 자동 수심 유지 기능을 갖춘 이 로봇은 새울1발전소와 신한울1발전소 등 APR1400 노형 발전소의 계획예방정비 작업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수력 및 양수발전소 등 다른 발전 분야에도 확대 적용돼 상용화를 완료했다.
원전 내 취수구에 쌓인 퇴적물을 측정하는 수중 로봇 ‘이즈머드(ISMUD)’도 원전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초음파 센서를 통해 수중 퇴적물의 높이를 측정해 작업자가 직접 잠수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빛 발전소 등 서해안에 있는 원전에서 활용되며 작업 효율을 크게 높였다.
냉각해수 배관 내부를 점검하는 관로 로봇 ‘프라임(PRIME)’은 원전 배관 내부의 미세 균열을 탐지하는 장비다. 직경 60~90cm의 곡관이나 경사관 내부를 이동하며 최대 600m 길이 관로를 검사할 수 있어 원전 정비 작업의 핵심 장비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고리와 새울, 한울, 월성, 한빛 등 국내 주요 원전에서 50회 이상 활용됐다.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로봇 기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다관절 로봇팔 ‘참(CHARM)’은 고방사선 환경에서 폐필터를 원격으로 인출하는 장비로 고리 1호기 해체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작업자의 피폭을 최소화하면서도 해체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한수원은 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원전 운영과 해체 전 과정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로봇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로봇 기술을 통해 원전 내부의 점검과 사고 대응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4년 원전 로봇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하 대형 관로 점검 로봇과 협소 공간 방사선 측정 로봇 등 새로운 로봇 개발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활용해 관로 균열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방사선 분포를 3차원 데이터로 시각화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원전 로봇 기술은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발전소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앞으로 건설·운영·해체 전 주기에 걸친 로봇 기술을 고도화해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로봇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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