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록체인 포럼 2026에서 방문객들이 암호화폐 로고 근처에 서 있다. 블록체인 포럼은 웹3, 채굴, 암호화폐 및 AI를 주제로 한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포럼 및 전시회이다. 세계 유수 기업의 창업자 및 최고 경영진, 투자자, 개발자, 업계 리더 등 2만 명 이상이 이 포럼에 참석한다. [출처=연합뉴스]
최근 인공지능(AI) 전환을 선언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실적과 사업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환경 울 스니커즈로 알려진 올버즈는 AI 관련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을 경험한 대표적인 사례다. 2026년 들어 여러 기업들이 AI 사업 진출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AI 랠리'가 이어졌지만, 시장은 점차 기업의 실질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 노래방 사업을 영위하던 알고리즘 홀딩스는 AI 물류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주가가 세 배 이상 급등했다. 회사는 공차 트럭 운행을 줄이고 물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급락해 현재 약 1달러 수준에 머물며, 발표 당시 고점 대비 약 70% 하락한 상태다.
반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비교적 성공적인 전환 사례로 평가된다. 이들 기업은 기존에 보유한 데이터센터와 냉각 시스템, 전력 계약 등을 활용해 AI 모델 학습 인프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코인셰어즈 비트코인 마이닝 ETF는 올해 들어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거 암호화폐 열풍 당시 기업들의 '테마 전환'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롱아일랜드 아이스티는 2017년 사명을 롱 블록체인으로 변경하고 암호화폐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180%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급락했고, 결국 2018년 나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다.
전기충격기 제조업체 액손 엔터프라이즈 역시 AI 도입 효과를 강조하며 한때 주가가 급등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0% 하락했고, 지난해 고점 대비로는 50% 이상 떨어진 상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5년간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핀테크 기업 블록도 구조조정과 함께 AI 활용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단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상승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가는 여전히 2021년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낮은 상태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의 사업 방향 전환이 단순한 '테마 편승'에 그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자파타는 석유, 어업,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을 거쳐 1990년대 말 인터넷 기업 투자에 나섰지만, 이른바 ‘인터넷 열풍’ 속에서 투자 계획을 철회하며 실패를 경험했다.
시장에서는 AI가 새로운 성장 동력임은 분명하지만, 단순한 사업 전환 선언만으로는 지속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들 역시 단기 기대감보다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과 경쟁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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