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동화 포스팅 범람…블로그 생태계·콘텐츠 신뢰도 흔들
애드포스트 광고 수익 노린 자동화 경쟁…월 수천만원 수익?
"플랫폼, 저품질 콘텐츠 유통 관리해야...기술적 보완 필요"
하루 100건씩 쏟아지는 ‘AI 따발총’식 블로그 글이 범람하면서 저품질 콘텐츠에 대한 네이버 블로그 이용자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대량 자동 생성 글이 블로그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지만 네이버가 이를 효과적으로 걸러내지 못해 사실상 방치되는 상황이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실제 한 건강 관련 블로그에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102개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블로거는 2~3분 간격으로 글을 올리며 시간당 20건 이상의 게시물을 생산했다. 통상 사람이 직접 글을 작성하고 이미지 삽입, 태그 작업까지 거칠 경우 최소 30분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자동 포스팅 도구를 활용했을 가능성 농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블로거는 평소에도 하루 50~110건의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으며, 최근 게시물에서는 ‘왜 2024년 지금 백일해 유행이 심각할까요’와 같이 시점이 어긋난 내용도 확인됐다.
연예인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또 다른 블로거 역시 18일 60건, 19일 30건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블로그의 글들은 타 게시물의 글과 이미지를 가져와 자동 생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로 ‘잘못된 썸네일 사진 사과 및 해명’ 공지가 올라와 있기도 했다. 경제·주식 관련 정보를 다루는 블로그 또한 하루 60건 이상의 게시물이 게재되는 등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블로거들은 AI 도구를 이용해 대량으로 블로그 글을 자동으로 등록하는 행태를 ‘소총’이 아닌 ‘AI 따발총’으로 부르고 있다.
블로그 운영과 관련한 네이버 카페의 한 운영자는 “네이버 블로그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것 같다”며 의심 사례로 9개의 블로그 주소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이 확산되는 배경에는 네이버의 광고 수익 구조인 애드포스트가 자리하고 있다. 애드포스트는 블로그 게시물에 광고가 게재되고 클릭 수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가입 기준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블로그 개설 후 1개월 이상 운영, 게시글 20개 이상, 일 방문자 50명 수준이면 신청 및 승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드포스트 승인 이후에는 게시물에 자동으로 광고가 삽입되며, 방문자 수가 많을수록 광고 노출과 클릭이 증가해 수익으로 이어진다.
애드포스트 수익 관련 글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블로거는 쓰레드에 애드포스트로 월 최고 2,9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주장했고, 다른 블로거는 1,000만 원 전후의 월별 수익 그래프를 공개하기도 했다. 경제 관련 블로거는 하루 조회수 7만 회에 수익이 20만 원가량 발생한다고 밝히며 조회수 그래프를 올리기도 했다.
한 블로거가 SNS에 올린 월별 수익인증 이미지.
다만 이는 극소수 상위 블로거에 해당하며, 일반적인 경우 하루 수익은 수백 원에서 많아야 수천 원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이를 ‘디지털 동전 줍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극소수 사례지만 애드포스트로 직장인 월급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블로거들은 게시물 수를 극단적으로 늘려 노출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하루 방문자 100명 미만이던 블로그가 하루 100건 이상의 글을 게시한 이후 방문자 수가 5,000명에서 수만 명까지 급증한 사례도 있다. 블로그 글이 운이 좋아 네이버 메인 화면이나 앱 추천 영역, 즉 ‘홈판’에 노출될 경우 하루 방문자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AI 자동화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프로그램이나 강의를 홍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는 “무료로 자동화 프로그램을 공유하겠다”며 접근한 뒤 유료 강의나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유튜브와 SNS에서는 ‘자면서도 자동 포스팅되는 AI 블로그 만들기’ 등의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키워드만 입력하면 상위 노출 게시물을 분석해 자동으로 글과 이미지를 생성하고 1분 만에 포스팅이 완료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로거들 "공들여 쓴 글 읽히지 않아...점점 더 쓰레기 글만 쌓여갈 것"
문제는 이 같은 자동 생성 콘텐츠가 블로그 생태계 전반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은 유사한 내용의 저품질 글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정성 들여 글을 작성하는 일반 블로거들의 네이버 블로그 정책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블로거는 “글 하나 쓰는 데 3시간 이상 걸리고 정성을 다하는데, 노력 자체가 무시당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공들여 쓴 긴 글은 읽히지 않고 조회수가 반 토막 났다”며 “AI 글에만 트래픽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블로거는 “네이버 블로그는 정말 망해가는 시장일까? 앞으로 점점 더 쓰레기 글만 쌓여갈 것 같은데 네이버는 정말 이대로 방치하는가?”라며 플랫폼 차원의 소극적 대응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댓글 영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좋은 포스팅 보고 갑니다” 등 획일적인 문구가 반복되거나, 날씨 상황과 맞지 않는 댓글이 달리는 등 AI가 생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반응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이용자는 “이웃 간 교류의 온기가 사라지고 기계적인 댓글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AI 활용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가 대량으로 유통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플랫폼 차원의 관리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출 알고리즘과 수익 구조가 이러한 흐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용자뿐 아니라 플랫폼의 역할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용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보완과 함께 보다 명확하고 투명한 운영 기준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반론] "스팸성·매크로·도배 등 비정상적 이용행태 모니터링·제재 중"
네이버 관계자는 “이용약관에 따라 스팸성, 광고성, 매크로, 도배 등 비정상적인 이용 행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재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용한 콘텐츠가 노출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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