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MS·테슬라 등 18개 기업 지목…“암살 행위에 대응”
중동 지사 직원들에 “떠나라”…근처 거주 주민들에도 대피 촉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미국·이스라엘이 자국 지도자 암살을 지속할 경우 구글·애플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표적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에 대한 대규모 표적 공습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 인공지능(AI)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에 AI 기술을 제공해온 빅테크 기업들이 ‘전쟁 청구서’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혁명수비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시민을 숨지게 한 테러 공격의 배후에는 테러 대상을 설계하고 추적하는 미국 정보통신기술(ICT) 및 AI 기업들이 있다”며 “지금 이 순간부터 테러 작전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요 기관들을 우리의 합법적인 타격 목표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엔비디아·인텔·테슬라·보잉·팔란티어·IBM·JP모건 등 18개 기업을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들 기업은 테헤란 시각 기준으로 4월1일 오후 8시(한국시간 2일 오전 1시30분)부터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각 암살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관련 시설이 파괴될 것을 예상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준관영 파르스통신은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중동 지역에 있는 해당 기업 직원들에게 즉시 근무지를 떠나라고 경고하고, 기업 사무실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도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란이 미·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보복 대상을 역내 미군 시설에서 에너지 시설로 확대한 데 이어 역내 미 빅테크 기업까지 겨냥하는 것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이란 지도부 암살 성공률을 높이는 데 이들 기업의 AI 기술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AI 기술이 이스라엘군의 암살 작전을 고도화했다며, 이스라엘 당국이 수집한 광범위한 정보를 AI 플랫폼이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를 통해 기존에 활용할 수 없었던 데이터를 처리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표적의 생활과 동선에 대한 단서를 추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암살 작전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지난 10년 사이 가장 중요한 첩보 기술 발전의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의 라즈 짐트 연구원은 “AI의 발전은 이스라엘이 항상 가지고 있었지만 이전에는 처리할 수 없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이스라엘은 개전 이후 이란 고위 지도부 250여명을 폭살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표적 공습한 것을 시작으로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 사령관, 알리 삼카니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고문 등이 사망했다.
하지만 AI를 통한 표적 설정이 데이터 오류를 일으킬 경우 민간인 대량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쟁 개시 첫날 175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이란 남부 미나브의 샤자레 타이예베 여자초등학교 오폭 참사가 대표적 예다.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AI 시스템 ‘메이븐’이 오래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표적을 잘못 설정한 것이 오폭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닐자 아마랄은 “AI 기반 표적 설정이 전쟁에서 일반화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우크라이나 모두 데이터 처리와 표적 설정에 AI를 사용했으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공습에 AI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같은 복잡하고 위험 부담이 큰 상황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은 심각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AI가 결함 있는 데이터나 실제와 다른 자료로 학습할 경우 부정확한 정보를 생성하거나 오작동할 수 있으며, 통계적 확률에 기반한 예측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란 전쟁은 AI가 무력 충돌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군이 AI 활용에 대한 규칙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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