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기초의원 10선도전 성공’ 이재갑 의원
경북 안동에서 대한민국 헌정사를 새로 선언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탄생했다. 3일 치러진 제9회 6.3 지방선거에서 안동시 라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이재갑(72)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으며,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전국 최초 기초의원 10선’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국회와 광역·기초의회를 통틀어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다. 대한민국 정치의 거두로 불렸던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과 고(故) 김종필 전 총리조차 국회의원 '9선'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기초의원으로서 이뤄낸 10선은 한국 지방자치 35년 역사의 살아있는 신화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이재갑 의원의 정치 인생은 곧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역사 그 자체다. 군사정권 종식 이후 30년 만에 지방의회가 부활했던 지난 1991년 4월, 당시 37세의 젊은 나이로 안동시 녹전면 선거구에 첫 출마해 당선된 이후 이번 2026년 6.3 지방선거까지 단 한 번의 낙선도 없이 내리 10선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10선 달성은 사실상 이 의원의 단독 레이스이자 스스로와의 싸움이었다. 당초 전국 최다선 동률(9선) 기록을 가지고 있던 전남 영광군의회 강필구 의원이 지난 4월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의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10선 타이틀을 향해 묵묵히 걸어왔고 마침내 안동 시민들의 선택으로 그 마침표를 찍었다.
이 의원의 10선이 더욱 값진 이유는 대구·경북(TK)이라는 강고한 보수 정당 텃밭에서 총 10차례의 당선 중 무려 8차례(기존 7차례)를 ‘무소속’으로 일궈냈다는 점이다. 정당 공천의 유리한 고지를 과감히 버리고, 오직 ‘주민과의 신뢰’라는 정공법을 택한 결과다.
지역 정가에서 꼽는 이 의원의 장수 비결은 철저한 ‘생활밀착형 현장 정치’다. 선거철이 아닐 때도 수십 년 된 구형 SUV를 몰고 가파른 산길과 농로를 오가며 하루 평균 200km씩 지역구를 돌았다.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그의 주된 집무실이었고, 도로 정비부터 농업 기반 개선까지 주민들의 손톱밑 가시를 빼주는 의정 활동이 35년 동안 이어졌다.
이 의원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정책 중심 선거를 지향하며 ‘2026 지방선거 거버넌스 협약’에 전국 1호 참여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노련한 ‘정치 9단’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전국 최초 10선 확정 직후 이재갑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0선이라는 대기록은 이재갑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서슬 퍼런 정당 공천제 바람 앞에서도 오직 인물과 신뢰를 보고 지켜주신 안동 시민과 지역 주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주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성숙한 협치 모델을 안동에서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지방의회 부활의 신호탄을 쐈던 30대 청년 의원이 이제는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의 '10선 의원'이 되어 다시 한번 안동시의회 본회의장 단상에 오른다.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가 곧 한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다.
김진욱 기자 wook909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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