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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6·25 잊힌 학살터, 시민이 되살리다] 이성주 경기평화교육센터 교육국장 "아픈 역사 잊지 않도록 지속 연대를"

“도내 학살터를 둘러봤을 때 현장에는 추모비나 안내판 하나 없이 수풀 속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비극의 아픔이 이대로 잊혀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경기도 청년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나무 팻말을 깎아 세우고 있습니다.”

젊은층 자발적 참여 공모 기획

청년 제작 팻말은 평화 이정표

지자체·공기간 전향적 관심을

이성주 교육국장이 인천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이경훈기자littli18@incheonilbo.com

“도내 학살터를 둘러봤을 때 현장에는 추모비나 안내판 하나 없이 수풀 속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비극의 아픔이 이대로 잊혀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경기도 청년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나무 팻말을 깎아 세우고 있습니다.”

이성주 경기평화교육센터 교육국장은 민간인 학살터 기억 복원 운동의 의의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국장은 기존 평화·시민단체 구성원들의 연령대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청년 세대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공모사업을 기획했다.

그는 “청년들이 용인이나 여주 학살터를 처음 방문했을 때 원혼비에 쓰인 한자 '원(怨)'의 의미를 찾아보고 깊은 한과 억울함에 충격을 받곤 한다”며 “용인 학살터 인근 기숙학교를 3년 동안 다니고도 뒷산에 300여 명이 매장된 학살터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청년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 방문이 청년들에게 책으로만 접하던 비극의 역사를 체감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활동은 과거 유족회의 활동을 청년 세대가 계승한다는 의미도 크다. 이 국장은 “2018~2019년 한국전쟁 유족회가 전국을 다니며 학살지에 원혼비를 세우던 '백비 순례단' 활동이 있었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지역문제해결 사업에 공모·선정되면서 청년들과 함께 도내 방치된 학살터에 원목 팻말을 세우는 사업으로 발전시켰다”고 밝혔다.

안산 4.16 희망목공소와의 연대 배경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다. 이 국장은 “2021년 강화도 학살 현장에 세운 첫 임시 팻말이 비바람에 검게 썩어 무너진 뒤 제대로 된 원목 제작이 절실했지만 예산 부담이 컸다”며 “우연히 인연이 닿은 4.16 희망목공소 관계자들이 '돈이 없어도 좋으니 언제든 와서 제대로 만들어보자'며 공간과 기술을 선뜻 지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품은 유족 아버님들과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유족들이 '가족을 잃은 동일한 상처'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공감하고 연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지자체와 공공 기관의 전향적인 관심과 연대도 당부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무관심과 포털 지도의 등록 거부 속에서도 청년들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비극의 현장을 손수 기록해 나가고 있다”며 “여주와 용인을 넘어 고양 금정굴, 남양주, 양평 등 도내 방치된 학살터를 알리고 역사 속으로 잊히지 않도록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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