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광주교 등 상징성 강화, 주민 참여로 지역성 살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도로시설물인 독촌사거리 전경. [사진 = 용인시]
[포인트데일리 김장수 기자] 경기 용인시가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도시 정체성을 반영한 ‘지명(地名) 행정’에 나서 주목된다. 단순한 시설 명칭 부여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주민 삶의 흔적을 담아내겠다는 취지다.
용인특례시는 7일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조성 중인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내 도로시설물에 지역 고유의 역사와 지명을 반영하는 지명 제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명 제정 대상은 교량 9곳, 지하차도 1곳, 교차로 20곳 등 총 30곳이다. 시는 이들 시설에 부여할 이름을 단순한 행정 편의가 아닌, 지역 문화유산을 반영한 상징적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원삼면 일대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마을 이름과 다양한 지역 설화를 간직한 곳이다. 시는 이러한 역사적 요소를 적극 반영해 산업단지 개발 속에서도 지역의 뿌리를 보존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지명 후보 상당수는 고문헌과 향토자료에서 발굴한 순우리말에서 비롯됐다. 예컨대 ‘순무지삼거리’는 원삼면 고당리 마을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순채가 자라는 연못을 뜻하는 ‘순당(笋塘)’을 우리말로 풀어낸 표현이다. 또한 ‘중터사거리’, ‘독촌사거리’ 등은 각각 독성1리와 독성리의 옛 지명을 반영해 지역 정체성을 살렸다.
지명 선정 과정에서 주민 참여도 적극 반영됐다. 시는 올해 1월 원삼면 이장단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 회의를 열고, 주민들이 제안한 명칭을 심의 안건에 포함시켰다. 지역민의 생활 속 기억과 정서를 행정에 녹여낸 셈이다.
상징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명칭은 ‘야광주교’다. 이 교량은 산업단지 주출입로 신설 계획에 따라 문촌리와 야광마을, 죽능리를 연결하는 시설로, 이름에는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이 일대를 ‘야광주가 묻힌 형상’이라고 평가했다는 설화가 담겼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야광주교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는 보석처럼 반도체 산업단지가 세계 첨단산업의 빛을 밝히는 관문이 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이번 지명 제정은 미래 산업과 지역의 역사적 가치가 함께 공존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절차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2026년 제2회 용인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해 본격화됐다. 시는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뒤 경기도 지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국토교통부 고시 절차를 마치면, 올해 하반기부터 산업단지 내 도로시설물에 새로운 이름이 공식 적용될 전망이다.
총 600조 원 규모 투자가 예정된 이 산업단지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조성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용인시는 이번 지명 제정을 통해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도시 브랜드 가치까지 함께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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