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장 초반 4% 넘게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가 기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다만 외국인 수급은 7거래일 연속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1.59p(0.40%) 하락한 5438.8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220.10까지 밀리며 4%대의 폭락을 연출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며 사실상 하락 충격을 대부분 소화해냈다.
이날 장세를 가른 핵심 변수는 수급이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8771억원을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조 단위 매도를 이어갔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달러 강세에 따른 리스크오프(위험자산 회피) 기조가 외국인 이탈을 지속시키고 있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이 반대편에서 강하게 받쳐냈다. 개인 투자자들은 2조7136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고, 기관도 장 초반 매도 우위에서 방향을 틀어 7768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 축소에 기여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2.60%), 삼성바이오로직스(1.32%), 현대차(1.02%), 기아(0.71%)는 강세로 마감하며 지수 방어에 힘을 보탰다.
반면 전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방산주의 동반 약세 영향을 받은 두산에너빌리티(-2.78%), SK스퀘어(-2.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2.48%), SK하이닉스(-1.18%) 등은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0.22%)와 삼성전자우(-0.08%)도 소폭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오히려 강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87p(0.43%) 오른 1141.51에 마감하며 낙폭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2340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각각 1700억원, 50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날 국내 증시의 장중 급락은 간밤 뉴욕증시의 동반 하락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나스닥 지수가 2%대 급락한 가운데, 메타와 구글이 소셜미디어 중독 관련 소송에서 배상 책임 판결을 받으며 빅테크주 전반이 흔들렸다.
중동 리스크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이 이란 측에 제시한 15개 항목의 종전안에 이란이 강경한 거부 의사를 내비치면서, 전쟁 조기 종식 기대는 좀처럼 무르익지 않고 있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결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글로벌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국면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급등락 장세에 대해 "큰 폭의 급락 이후에는 대부분 V자 반등이 아닌 W자 반등이 나타나며, 두 번째 바닥이 첫 번째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에 제시했던 '-15~-23% 조정 + 5300p 이하 분할매수' 전략을 유지한다"면서도 "두 번째 바닥에서 반전이 없을 경우 '하락 플래그' 패턴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다만 이날 개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장중 급락을 사실상 만회했다는 점은 국내 증시의 저가 매수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방증한다. 미·이란 협상의 진전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원 오른 1508.9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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