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기업 실적 견인해
자동차·운송 부진, 업종별 온도차
지난해 국내 주요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기업 전반의 이익 개선 폭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5일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사 254곳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228조2719억원으로 전년 184조3053억원보다 23.9% 늘었다.
겉으로는 대기업 전반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분 상당수는 반도체 대형 2곳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90조807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4조6141억원 늘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액 가운데 78.7%를 이들 두 회사가 차지한 셈이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252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128조1121억원에서 137조4646억원으로 7.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전체 수치만 보면 큰 폭의 회복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업황 개선 효과가 다른 업종의 부진을 덮은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K하이닉스였다. 전년보다 23조7390억원 늘어 증가율은 101.2%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 10조8751억원, 한국전력공사 5조1259억원, 현대건설 1조9164억원, 한화 1조7308억원, KT 1조659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조3574억원, HD현대중공업 1조3323억원, LG디스플레이 1조776억원, 한화오션 9297억원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반대로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기아였다.
기아는 전년보다 3조5890억원 줄어 28.3% 감소했다. 현대자동차도 2조7717억원 감소해 19.5% 줄었다.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조857억원 줄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78.7%로 가장 높았다. 제약은 66.2%, IT·전기전자는 54.4%, 조선·기계·설비는 48.5%, 공기업은 35.3% 각각 늘었다.
반면 운송 업종은 43.7% 감소했고 자동차·부품은 16.8%, 상사는 10.1% 줄어 업종별 차이가 뚜렷했다.
CEO스코어 측은 지난해 대기업 실적 개선세가 전반적인 체력 회복이라기보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전체 수치만 보면 성장 폭이 커 보이지만 산업별로는 회복 강도가 크게 엇갈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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